자기 신기록이 세계 신기록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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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신기록이 세계 신기록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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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5.1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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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진 목사<남서울안산교회>


리마 아지미는 육상 스타들의 제전인 올해 파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경기에서 18초37이라는 ‘충격적 기록’으로 꼴지를 했다. 다른 선수들이 다 골인했을 때, 아지미는 60m 지점을 뛰고 있었다. 그렇지만 얼굴에는 여유가 있었고, 관중들은 아지미에 열광적인 박수를 보냈다.

전쟁의 참화를 겪은 아프가니스탄의 선수인 아지미는 의미심장하게 등번호 1번을 달고, 유니폼도 발목까지 완전히 덮는 트레이닝복을 착용하고 경기를 했다. 아지미는 경기가 끝난 후 이렇게 말했다. “기록은 형편없지만 출전 자체에 의미가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어차피 아지미의 경우, 객관적인 등수나 기록은 별 의미가 없다. 아지미는 육상에 입문한 지 3달 밖에 되지 않았고, 스타팅 블록도 단 2번만 사용해 보았을 뿐이다. 또 여성에게는 운동장을 주 1회만 개방하는 국가 환경 때문에 훈련도 많이 하지 못했다. 아지미의 열악한 상황은 애초부터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이 불가능했다. 마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수영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정식 수영장을 구경해 본 적도 없는 에릭 무삼바니(기니)가 ‘개헤엄’으로 역주를 펼친 것처럼.

그러나, 전쟁 후유증으로 피폐해진 아프가니스탄의 꿈과 희망을 안고 달린 아미지는, 이 경기에서 ‘개인 통산 최고기록’을 수립했다. 나는 이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자기 신기록이 세계 신기록보다 더 아름답다고 믿기 때문이다. 비록 꼴찌일지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최고보다 최선이 더 중요하고, 성공보다 성실함이 우선이다. 등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세이고, 결과보다 과정이 우선이다. 아미지의 ‘개인 통산 최고기록’ 수립을 축하하고자 한다. 어차피 우승할 수도 없고, 또 꼴찌가 분명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한 아지미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지미는 우리 모두에게 우승한 선수보다도 더 많은 감동을 안겨 주었다. 진정 1등보다 더 아름다운 꼴찌였다.

1등보다 더 아름다운 꼴찌가 존재한다. 세상은 오직 1등만을 원한다. 경쟁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하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상에 올라서기를 추구한다. 그러나, 원칙을 지켜 최선을 다한 인생은 누구나 아름답다. 아무리 달려도 꼴찌가 될 것이 분명하지만, 끝까지 달려 자기 최고 기록을 내는 것은, 세계 신기록보다 더욱 귀하다.

성경은 말한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좇아가노라.”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좇아가노라.”

여러분은 현재 어디까지 이르렀는가? 남과 비교하지 말라. 객관적인 성과로부터도 자유로워지라. 오직 끊임없는 내면의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라. 남들이 아무리 우습게보더라도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기 위해 전심전력하라. 날마다 진보가 있어, 일일신 우일신하는 인생이 되라. 오늘도 자기 신기록을 향해 도전하는, 멋진 당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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