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디오피아 염상섭선교사, 복음 전하는 기쁨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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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디오피아 염상섭선교사, 복음 전하는 기쁨에 빠져
  • 송영락
  • 승인 2005.04.21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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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즈 사람들은 외부인들에 쫓기거나 밀려나 그들이 사는 마을들은 대개가 접근이 싶지 않은 깊은 산속에 위치해있습니다. 한 마을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차를 한 곳에 주차해 놓고 적어도 한 시간, 많게는 네 시간 이상 산길을 걸어가야만 합니다.

여전히 문명의 이기에 젖어있는 선교사로서 산길을 한 시간 이상 걷는다는 것은 힘듦을 넘어서 때때로 고통을 가져다 주곤 합니다. 건기에 뙤약볕에 온 몸은 순식간에 땀으로 범벅이 되고 머리는 간혹 현기증을 느끼게 되곤 합니다.

오늘은 도반 지역에 있다는 세 굼즈 마을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금요일마다 새로운 마을을 찾아 방문해 보아야 되겠다는 의지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먼저 차로 두 시간 반 정도 가고 길이 끝나는 곳에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세 시간 정도 걸으면 된다는 말에 적당히 마실 물을 채우고 가볍게 산보를 시작한 것입니다.

굼즈 마을에 도달하려면 대개 작고 큰 산들을 넘어야만 합니다. 워낙 외진 곳들이라 큰 산들에서 보는 경치는 경이롭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산 꼭대기에서 잠시 쉬면서 눈앞에 펼쳐있는 산하와 그것에 어울리는 파란 하늘을 바라보면 절로 감탄과 더불어 감사의 말이 나옵니다. 선교사이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길을 걸으면서 뱀이 지나간 자리를 알아내기도 하고, 먹을 수 있는 열매와 먹지 못하는 열매를 배우기도 합니다. 비록 작지만 자세히 쳐다보고 있자면 그 기묘한 모습에 한 순간 넋을 잃게 만드는 야생화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선교사를 신기하듯 쳐다보는 원시적이다 못해 원초적인 영혼들을 대하는 기쁨, 복음을 전혀 들어보지 못한 이들에게 처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언급하는 입술은 때때로 감격에 못 이겨 떨리기까지 합니다.

아뿔싸, 세시간이면 된다는 거리를 선교사는 8시간이 넘게 걸리게 되었습니다. 현지인들의 거리적 시간 관념과 그들의 행보 속도를 감안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태양은 무서울 정도로 작렬하여 들어난 피부는 벌겋게 타버렸고, 물은 벌써 떨어져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몸은 탈수 증세를 보였습니다. 간간히 옥수수를 얻어 먹고, 커피에 소금을 듬뿍 쳐서 마심으로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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