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직업으로 불황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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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직업으로 불황에 도전한다”
  • 이현주
  • 승인 2005.02.16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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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관절인형, 액션피규어 등 새로운 직종으로 각광


“불황의 시대에도 틈새는 있다.”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처음 컴퓨터와 인터넷이 선보였을 때 시대변화에 둔감한 사람들은 컴퓨터의 점령속도를 감히 예측하지 못했다. 그것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인가를 의심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시대는 어리석은 후발주자들을 비웃었다. 불과 몇 년이 지난 오늘의 사회는 컴퓨터를 논외하고는 더 이상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니 말이다.

이렇듯 시대를 내다보는 안목만 있으면 누구나 불황기에 호황을 누릴 수 있다. 아직까지 생소한 문화현상들을 직업으로 전문화한 교육 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여 눈길을 끈다. 한국능률협회 사회교육원이 마련한 디자인교육과정이 바로 그 것. 디자인 중에서도 인형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며 새로운 직업군을 창출하고 있어 찾아가 보았다.

이곳에서 강의하는 인형디자인은 일본에서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구체관절인형’과 헐리웃 영화에 사용되는 액션피규어, 또 자신만의 다양한 개성을 연출할 수 있는 커스텀인형 등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수업내용을 들여다보았다. 구체관절인형은 공과 고무줄로 마디를 연결해 인간의 관절움직임과 같이 유연성을 확보한 인형이다. 액션피규어나 커스텀인형도 모두 구체관절인형의 일종이다. 다만 모양과 형태가 다를 뿐이다. 이곳에서는 기초 조형원리를 가르치면서 수작업으로 인형을 제작하는 기술을 전달한다. 수작업으로 인형하나는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5~6만원선. 그러나 이 인형은 시중에서 10배 가까운 5~60만원에 팔린다.

누가 인형을 구입하냐는 질문은 촌스럽다. 일본과 유럽에 널리 퍼진 인형수집 열풍은 이미 우리나라에도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인터넷쇼핑몰이나 카페 등을 통해 판매되는 일본 직수입 구체관절인형은 100~200만원선. 인형 옷과 장신구 가격도 수십만원에 이른다.

인형매니아들은 인형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입양’한다. 외로운 사람들이 인형을 의인화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자신만의 희소한 가치를 중시하고 개성과 취미가 직업으로 이어지는 시대상황을 부인할 수는 없다. 국내 인터넷 인형동호회에는 이미 수천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고 인형을 소유코자 하는 연령층도 10대 청소년부터 3~40대 직장인까지 다양하다.

인형제작과정을 국내에 처음으로 마련한 능률협회 디자인교육센터 이경동 팀장은 “새로운 문화현상을 꿰뚫어 보면 없는 직업이 새롭게 창출된다”며 “인형 디자인 과정을 통해 일본에 의존해온 인형디자인을 한국적으로 새롭게 변화시키고 이를 애니메이션으로 연결해 나가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교육센터(www.kmadesign.or.kr)가 3월부터 시작하는 강좌는 총 5개로 구체관절 인형디자인과 이끼인형으로 알려진 토피어리디자인, 그리고 액션피규어를 애니메이션에 접목하는 액션피규어 애니메이션 등이다. 강사로는 홍익대학교 디자인학부 교수들이 포진되어 있으며 창업과 부업이 가능하도록 판로도 확보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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