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의 신약읽기(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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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의 신약읽기(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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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2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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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 - 예수님 사역의 특징

마 4: 23~25은 마태복음에서는 처음 등장하는 주님의 사역에 대한 요약 보고다. 보고의 핵심은 주님의 사역을 세 범주로 나누어서 소개하는 것이다. 가르치심(교육), 전파하심(전도), 고치심(치유)이다. 이러한 요약 보고는 마 9:35에도 다시 소개되는데, 그 내용은 이곳과 유사하다. 주님이 지상에서 행하신 행위와 교훈이 곧 복음이라고 한다면, 교육과 전도와 치유가 곧 복음의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같은 내용이 거듭 소개되는 것은 주님의 사역의 특징을 ‘복음’으로 제시하려는 저자 마태의 의미가 담겨있다. 참고로, 누가는 복음을 소개하면서 그 내용을 주님의 가르치심과 행하심으로 정리하고 있다(행 1:1). 그렇다면 누가의 행하심을 마태는 좀 더 세분하여 전파하심과 고치심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 셈이다.

주님의 가르치심의 핵심은 하나님의 나라다. 그것은 주님의 취임 설교에도 이미 소개되었고(마 4:17), 주님 승천 후에는 사도들과 전도자들의 설교의 주제이기도 했다(행 8:12; 14:22; 19:8). 주님은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했고(참고, 눅 4:43), 또 그 하나님의 나라를 비유를 통해 설명하기도 했다(마 13장). 그리고 그 하나님의 나라가 실제로 어떠한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하여 친히 병자를 고치고, 귀신을 추방하며, 오병이어나 죽은 자를 살리는 등의 각종 기적을 행하였다.

따라서 주님의 행하심은 주님이 선포하시고 가르치신 하나님의 나라의 실재 및 능력을 증거하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주님의 가르치심과 행하심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이 땅에 실현되었고, 그 능력이 공개적으로 드러나 보이게 되었던 것이다.

주님의 행하심은 주님의 가르치심과 전파하심의 증거 외에 또 다른 의미가 내포돼 있다. 그것은 주님이 이 땅에서 행하신 모든 행위의 절정인 십자가 사건이다. 복음서에 기록된 각종 기적과 치유는 결국 십자가에서의 대속적 죽음을 지향하는 것이며, 마침내 십자가에서 주님의 모든 행위는 완료되고 완성되는 것이다(마 20:28). 이런 견지에서 볼 때 주님의 행하심은 가르치심과 전파하심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실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주님이 사람의 아들로 이 땅에 내려오신 사명 및 목적을 성취하는 것이다.

종종 여기에 언급된 주님의 사역을 목사의 직능으로 설명하곤 한다. 즉, 주님의 사역이 교육과 전도와 치유를 포함하듯이, 목회자들의 사역 역시 이 사역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 중 치유 사역에 있어서, 오늘날의 경향은 이를 영적 치유의 의미(내적 치유, 상담)로 치부하곤 한다. 물론 목사의 직임이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것이 주(主)이지만, 주님의 치유가 분명히 육적 치유인데, 이를 영적으로만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것은 결국 성경에 나와 있는 병 고침 같은 치유 기적의 실재를 암암리에 부정하는 결과를 낳는다. 물론 의사가 질병을 고치지만, 목사 또한 하나님의 필요에 의하여 성도의 병을 고칠 수도 있는 것이다.


교수·천안대 기독신학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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