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있는 노숙자 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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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있는 노숙자 대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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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1.2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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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구내 화장실에서 노숙자 2명이 5시간 간격으로 숨진 채 발견되자 동료 노숙자들이 흥분, 역내 기물을 부수며 소동을 벌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승차권 매표 업무가 1시간 넘게 중단됐고, 열차를 타러 서울역에 온 승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공포에 떨었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 현실의 단면을 한꺼번에 보는 것 같아 안타깝고 걱정스럽기만 하다. 하루 빨리 대책을 세워 다시는 이 같은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당국은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재활시설에 들어가지 않고 서울역 등 거리에서 생활하는 노숙자는 7백1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외환 위기 때인 1999년(3백60명)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물론 수용 시설에 들어가 있는 노숙자까지 합하면 수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청년 실업을 반영하듯 최근에는 20~30대 노숙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10대 이하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노숙자도 눈에 많이 띤다.
 

우리 나라도 선진국처럼 장기 노숙자 시대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착잡하다. 노숙자들은 24시간 개방되는 서울역과 용산역, 영등포역 등의 대합실에 몰려있으며, 가장 많은 곳은 서울역으로 하루 최대 4백~ 5백 명의 노숙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역 대합실은 겨울철 찬바람을 피할 수 있고 TV 등을 시청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반면 보호시설에서는 술 마시는 것을 제한하는 등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자유로운 생활이 어렵다는 점이 역 대합실로 몰려드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들이 기거하는 지하도는 밤은 물론 낮시간에도 시민들이 지나다니기가 불안하다. 행인의 옷을 붙잡고 돈을 요구하는가 하면 인근 가정집과 가게에 불쑥 들이닥쳐 음식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들은 방학을 맞은 대학가의 도서관이나 강의실을 찾기도 해 대학 당국이 고민이라고 한다. 노숙자들의 묻지마 범죄도 속출하고 있다. 지하철 구내에 시민을 선로로 밀치고 흉기로 열차 승객을 살해하고 영화관에 방화하는 사건도 일어나고 있다.

우리 가회의 노숙자 정책이 있는지조차 의문일 정도다. 당국은 우선 시민의 안전책을 확실히 해야 한다. 아울러 노동력과 자립 의지가 있는 노숙자를 선별하여 새로운 삶을 살도록 유도하는 복지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물론 노숙자 자신의 문제도 적지 않다. 간섭과 금주 규정이 싫어서 혹은 신용 불량 노숙자는 신원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지원 상담을 꺼리거나 쉼터 입소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한국 교회도 이 같은 노숙자 문제에 대해 교회 차원에서의 장단기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노숙자들이 육체적 고달픔도 있지만 정신적 황폐함으로 극한의 상황까지 몰고 갈 수 있음을 인식, 해결 방안에 중지를 모았으면 한다. 어쨌든 교회는 사랑의 정신으로 노숙자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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