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후 교회와 가정의 청소년 신앙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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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후 교회와 가정의 청소년 신앙관리
  • 승인 2004.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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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서 3월까지 수험생 특별관리 기간으로

수능이 끝났다. 대학입시를 위해 중고교과정 6년을 공부했던 청소년들은 수능시험을 마침과 동시에 쌓였던 긴장이 한꺼번에 풀어진다. 시험을 잘 치른 친구부터 시험을 망쳤다고 자책하는 친구까지 수능후에 청소년들이 느끼는 감정은 미묘하고 복잡하다. 가정과 학교에서는 적당한 자유를 허용하지만 사실 이 시기는 교회가 가장 긴장하는 시기. 수능이 끝난 11월 중순부터 합격자 발표가 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는 2~3월까지는 오히려 청소년을 잃어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계동의 S교회에서는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과 부모를 위한 기도회를 마련하면서 수험생을 격려해왔다. 청소년들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새벽예배까지 드리는 열성을 보였다. 그러나 수능이 끝나자 신앙생활에 열성을 보였던 아이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담당 전도사는 “시험전에는 하나님께 간구하는 마음으로 예배에 참석했지만 수능이 끝난 후에는 목표를 잃은 아이들이 세상의 자유와 유혹에 따르는 경향이 있어 이 시기가 가장 고민이 된다”고 고백했다.

청소년교육선교회 손종국목사는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를 수험생 집중 관리기간으로 정하고 기독교적 문화로 자유를 즐기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종국목사가 사역하고 있는 양광교회의 경우 12월 중에 1박2일의 수험생 졸업여행 일정을 마련한다. 바다가 있는 곳으로 장소를 정해 교사와 청소년들, 그리고 선배들이 모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와 찬양의 시간을 갖는다.

또 학교에서 단축수업을 하거나 자율에 맡기기 때문에 교회에서는 주일모임 이외에 주중모임을 통해 청소년들을 교회로 끌어 들인다. 그리고 수험생들이 가장 하고 싶어했던 일을 함께 진행하며 세상에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영화관람과 쇼핑, 여행 등에도 기독교세계관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기독교인으로써 명확한 세계관을 갖지 못한 채 대학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3월 대학 입학 이후 또다시 교회를 멀리하는 경향을 나타내므로 교회는 긴장을 풀지 말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학의 합격여부도 청소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원인이 된다. 이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년대학부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12월부터 청년대학부 선배들이 자신의 대학 입학기나 재수시기를 간증하고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을 격려할 때 아이들은 자신감을 얻는다. 익숙했던 중고등부를 떠나 청년대학부로 올라가는 것에 서먹한 마음을 갖는 청소년들이라면 미리미리 선배들과 쌓은 친분이 어색함을 없애주는 좋은 계기가 된다. 또 청년대학부 선배들과 4주코스의 신앙훈련을 진행하거나 수련회를 떠나는 것도 수험생들에게는 큰 위로가 된다.

가정에서는 수능 후 자녀들이 밤늦도록 세상문화를 접하지 않도록 관리에 힘쓰되 그간 소원했던 가족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시험성적과 상관없이 그동안의 과정을 위로하고 함께 책이나 신문을 읽으며 논술고사를 준비하고 성경큐티를 통해 신앙적인 부분을 채워주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족여행을 통해 마음속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선교사들은 “수능 후에 성적에만 연연해 아이들에게 윽박지르는 부모들이 있다”며 “이는 시험결과로 인한 불안과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이며 아이들을 집밖으로 내쫓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시험을 마친 아이들은 결과에 상관없이 칭찬과 격려를 원한다. 시험의 실패에 따른 부담은 부모보다 수험생 자신이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수능 후 자녀들을 거리의 방랑자로 내몰고 싶지 않다면 시험전보다 더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보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교사들은 조언한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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