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목사의 ‘열려진 평신도시대’: 제자훈련을 위한 목회시스템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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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목사의 ‘열려진 평신도시대’: 제자훈련을 위한 목회시스템 정비
  • 승인 2004.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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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훈련은 지도자 배출과정…양육과 구별해야”

제자훈련에 실패하는 교회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의외로 제자훈련 자체보다는 목회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제자훈련은 평신도 사역자를 키워내는 일종의 사관학교와 같은 기능을 하게 된다. 그런데 아직 예수 믿은지 얼마 되지 않아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무리하게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예수 믿은 지 십 수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성경에 대해서 진지하게 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제자훈련에 끌어들이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제자훈련이 목회 시스템에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대해서 아직 정리가 안 되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사실 한국교회는 양육과 훈련이라는 개념을 혼용해왔다. 그래서 양육이 제자훈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고 제자훈련을 소그룹에서 성경공부하는 정도의 사역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넓은 의미에서 제자훈련이라고 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예수님처럼 살도록 돕는 모든 과정을 말한다. 제자훈련의 목표는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는 것이다(엡4:13). 즉 성숙이다. 성경은 우리의 신앙생활에 어린아이와 같은 수준이 있고 청·장년의 수준이 있다고 말한다. 어린아이는 젖이나 먹게 마련이지만 장성한 자들은 단단한 음식을 먹고 소화시킬 수 있다(히5:12-14). 영적으로 장성한 사람은 스스로 선악을 분별하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는 초보의 수준을 버리고 완전한 데 나아가도록 부름을 받았다(히6:1-2). 또한 우리 주 곧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저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라고 명령 받았다(벧후3:18). 장성한 자의 모습은 골로새서 2:7에서 나무에 비유되어지고 있다. “그 안에 뿌리를 박으며 세움을 입어 교훈을 받은 대로 믿음에 굳게 서서 감사함을 넘치게 하라.” 제자훈련이 넓은 의미로 사용될 때에는 이렇게 예수님 닮아가는 성숙의 모든 과정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협의적인 의미에서 볼 때 제자훈련이란 영적으로 강건하여 다른 사람들을 돕고 섬길 수 있는 지도자로 세워져 가는 고급과정이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다. 반면에 양육이란 영적으로 어린아이가 성장하여 단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자리에까지 갈 수 있도록 돕는 초보적인 모든 과정을 말한다. 이렇게 양육을 정의하게 되면 양육에서는 돌봄이라는 요소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그러므로, 양육의 단계에서는 갓 태어난 어린아이를 돌보는 어머니처럼 세심한 돌봄의 손길이 필요하다. 양육은 신앙적으로 어린 그리스도인들의 균형잡힌 성숙을 도모하는데 그 목적이 있고 훈련은 어느 정도 갖추어진 사람들을 지도자로 세워가는데 그 목적이 있다. 때문에 양육이라는 말은 쉽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반면 훈련은 우리에게 상당히 부담스럽게 여겨지는 것이다.

제자훈련을 제대로 하려면 양육과 제자훈련이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제자훈련 이전 단계로 양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제자훈련이 성공한다. 양육은 제자훈련에 들어가기 전 단계로서 본격적인 제자훈련을 받기 전에 꼭 필요한 제자훈련 준비과정이다. 양육 없이 제자훈련을 무리하게 할 경우 제자훈련 자체가 무너지는 경우도 올 수 있다. 제자훈련이 강조되면 될수록 양육의 중요성 역시 강조되어야 한다.

최근에 구역, 셀, 가정교회, 다락방과 속회 등의 공동체 소그룹 운동이 확산되면서 마치 제자훈련과 소그룹 사역이 충돌을 일으키는 듯 오해하는 사람들도 많다. 공동체 소그룹은 목회자의 성향과 목회철학에 따라서 다양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다. 전도를 강조하는 셀이나 공동체로서의 친교를 중요하게 여기는 가정교회, 그리스도를 닮아갈 수 있도록 말씀 안에서 양육하는 데 초점을 둔 다락방과 같이 나름대로의 강조점을 잘 살려서 목회에 도입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공동체 소그룹 사역의 핵심은 소그룹을 이끌어가는 지도자 양성에 있다. 제자훈련은 소그룹 지도자를 양성해내는 단계의 개념이다. 제자훈련을 통해서 바른 지도자들을 키워낼 때 소그룹 사역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므로 제자훈련 사역의 열매가 소그룹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목회의 시스템이 충돌없이 한 방향으로 정렬될 때 교회가 건강해질 수 있다.

시스템을 정비하라. 전도를 통해 교회에 새로 들어온 성도들을 정착시키는 단계에서 이들을 양육하는 단계로, 영적 지도자로서의 잠재력을 가진 사람들을 발굴해서 훈련단계로, 그리고 훈련받은 사람들이 진정한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소그룹 사역의 단계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사역의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당신의 목회현장은 한 방향으로 정렬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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