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 금포도나무로 치장한 성전 예언대로 돌 하나도 남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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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금포도나무로 치장한 성전 예언대로 돌 하나도 남지 않아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4.05.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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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57)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성전>
헤롯이 지은 건축물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성전입니다. 예루살렘에서 가장 높은 곳에 흰 대리석으로 지었습니다. 건물 입구 위쪽에는 포도나무를 양각으로 조각하고 거기에 금칠을 했습니다. 그래서 멀리서 보면 흰 대리석 건물과 금빛이 어우러져서 그 반짝이는 모습이 무척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전 안에는 ‘자라나는 금포도나무’가 있었다고 합니다. 부자들이 하나님께 감사드릴 일이 있을 때면 금으로 된 포도 잎사귀를 드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주 큰 부자들은 금으로 만든 포도열매를 바쳤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전 천장에 그것들을 매달아 놓았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헌물을 바침에 따라 잎사귀와 포도 열매의 숫자가 매년 늘어났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을 ‘자라나는 금포도나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제자들이 성전의 아름다움에 대해 칭찬을 하자 예수님께서는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리우리라”(마 24:2)라는 무서운 예언의 말씀을 주십니다. 그런데 이 말씀은 주후 70년에 문자 그대로 실현되었습니다. 로마에 의해 예루살렘이 공격을 당했을 때, 성전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금이 녹아서 성전 기둥과 벽의 대리석들 사이로 금물이 스며들었습니다. 나중에 로마인들은 돌 사이에 스며든 금판을 떼어내기 위해 성전의 모든 돌들을 무너뜨렸습니다. 문자 그대로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게 된 것입니다.

<안토니아 요새>
예루살렘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성전을 세웠다고 했지만 사실은 예루살렘에서 가장 높은 곳은 성전에 맞닿아 있는 북서쪽의 땅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성전을 세우기에는 넓이가 모자랐습니다. 그래서 그곳에는 요새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곳 이름을 안토니우스 황제의 이름을 따서 안토니아 요새라고 지었습니다.

안토니아 요새가 중요한 이유는 로마 총독들이 예루살렘에 왔을 때 머무르던 곳이 그곳이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로마 황제들은 평소에는 쾌적한 신도시인 가이사랴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러다가 명절이 되면 보안을 위해 예루살렘에 왔는데 그 때 총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안전이었습니다. 안전을 위해서는 안토니아 요새보다 더 좋은 곳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유대인들의 입장에서는 총독이 그곳에 머무는 것이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종교적 문제가 있었던 것입니다. 안토니아 요새는 성전 단지의 일부였습니다. 성전과 그 주위의 여러 부속 건물들을 모두 합하여 성전 단지(temple complex)라고 불렀습니다. 성전에서 봉사하던 제사장들은 자신들의 의복을 안토니아 요새에 보관했습니다. 제사장의 의복을 성전 단지 외부에 아무데나 보관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성스러운 곳을 로마 총독의 숙소로 제공한다는 것은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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