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과를 위한 교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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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를 위한 교사교육
  • 최성수 박사(AETA 선교사)
  • 승인 2024.03.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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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학교교육과 관련한 경험 나누기(2)
최성수 박사
최성수 박사

주일학교교사의 고민 중 한 가지는 공과 교육입니다. 비단 총회가 만든 공과가 아니라도 교육을 위한 교재가 있다면 무엇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진 않았지만, 경험상 공과를 제대로 준비한 교사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한 교회에서 30% 정도나 될까요? 여기서 말하는 제대로 준비한다는 건 공과와 성경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고 학습 목표를 생각해서 아이들이 잘 수용할 수 있도록 어떻게 전할지 이런 걸 생각하며 준비하는 걸 말합니다.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간다면 아이들의 생활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는 포인트까지 준비합니다. 목회자가 설교를 준비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이 정도로 준비하는 교사는 30%도 채 안 될 겁니다. 어쩌면 전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대충 그러니까 공과 성경 본문을 읽어오는 정도, 그래서 성경 이야기를 전해주는 정도가 아닐지 싶습니다. 

대개는 한 번 읽어오는 것으로 만족하고 아이들 앞에서는 성경 내용을 전하는 것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그나마 효율적으로 교육하는 교사는 공과의 내용을 이야기 형태로, 여하튼 재미있게 전하려 합니다. 그러니 교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본문은 이야기로 재구성하기 힘든 본문입니다. 

교사와 아이들은 성경 교육보다는 교회 출석을 위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만족할 뿐입니다. 대체로 교회학교를 마치고 먹고 노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 그런 관계입니다.

문제는 무엇일까요? 

첫째, 교육을 위해 모일 시간이 넉넉지 않습니다. 교역자는 신학교에서 공부를 통해 본문에 관한 이해가 교사보다는 낫죠. 전문 신학교육을 받지 않은 교사들은 공과를 위해 준비해야 할 내용을 교역자에게 공급받아야 합니다. 교사를 위한 공과만으로는 이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교회학교가 마치면 바로 성가대 연습에 참여해야 하고, 어른 예배에도 참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평일에 교육을 위한 시간을 갖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대부분 교사가 일과 가정에 매여 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교육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어떤 교회는 각 분야에서 봉사하는 성도를 위한 예배를 따로 마련합니다. 전심으로 예배하는 시간을 가지면서도 맡은 직분에 전념할 수 있게 하는 거죠. 보통 교회는 교사는 주일학교예배는 봉사이고 어른 예배에 참여할 걸 요구받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있는 부모로서 교사는 아이들과 함께 교회에 와야 하는 관계로 직분자를 위해 별도로 마련된 예배 출석이 어렵습니다. 효과적인 공과교육을 위해선 공과학습을 위한 교사교육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매주일 해야 하는 거죠. 
 
둘째, 교회학교 교역자의 대부분은 신학교 재학생입니다. 교사 교육을 위한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합니다. 지방이나 농촌 지역의 교회에서는 심지어 학부 학생이 교역자로 봉사하기도 합니다. 성경과 신학 지식에서 충분하지 않은 교역자가 교사교육을 한다면 자신이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질문에 제대로 대답할 수 있는 신학적 소양이 부족하니 당연합니다. 그러니 권위를 앞세우는 교역자가 되고, 교사의 헌신만 강조하는 교역자가 됩니다. 요즘 교사들 가운데는 전문 신학생 못지않은 신학적 지식을 갖춘 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런 교사들의 질문을 감당할 수 없는 거죠. 아이들 때부터 제대로된 신앙 지식이 전달되지 않으니 왜곡된 지식을 먹고 자란 아이들이 장성해서 성경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올바로 생활하길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욕심입니다. 생각이 있는 교회라면 교회학교 교육을 위해선 이점을 깊이 고려해야 할 겁니다. 재정이 어려운 교회는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교회에서도 재정 문제로 교회학교를 위한 전임 목회자 임명을 꺼린다면 다음세대 교육 운운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셋째, 교회학교 교육이 대개 성경 지식을 전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겁니다. 만일 성경을 배우는 일이라도 제대로 된다면 다행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을뿐더러 사실 아이들은 그렇게 해서는 배운 것을 삶과 연결하지 못합니다. 아이들에게는 공과 내용에 맞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설령 교사를 통해 공과를 학습하지 못하는 경우라도 아이들은 설교에서 전해지는 말씀과 말씀에 따른 삶과 관련해서 도전받아야 합니다. 성경을 전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아이들 수준에서 적용 포인트를 찾고 이걸 활동을 통해 참여하게 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단지 성경 내용을 듣는 것만으로 생활과 연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안 되면 예배 설교는 언제나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내용으로 가득해집니다. ‘~해야만 한다’로 일관합니다. 공과교육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넷째, 공과 내용이 부실합니다. 많은 공과를 살펴보았습니다만, 성경 본문을 바탕으로 공과를 만들었겠지만, 사실 성경 본문의 의도와 전혀 다른 내용이 많습니다. 정해진 주제에 따라 성경 본문을 선택한 결과입니다. 이렇게 되면 성경 본문이 폭력을 당하게 됩니다. 말씀이 도구가 되는 거죠. 게다가 신학적인 고찰이 부족한 공과가 수두룩합니다. 공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신학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자문이나 감수 형태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이죠. 신학자 참여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를 들어 자문이나 감수만 맡기는 경향이 있는데, 예산 탓만 하지 말고 교사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기 위해 또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투자로 여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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