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잔소회의 20주년 기념 동북아 에큐메니칼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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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잔소회의 20주년 기념 동북아 에큐메니칼 회의
  • 승인 2004.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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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표 “6.15선언, 통일기초 삼자”

역사적인 남북 정상 회담 5주년을 맞는 내년 5월 23일, 남북교회가 금강산에서 이를 기념하는 공식 회의를 열 것으로 보인다. 남북교회 대표자들은 분단 반세기만에 이루어진 남북 정상들의 역사적인 만남을 한반도 평화 정착 및 적대 관계 청산으로 계승 발전시킨다는 목적으로 5주년을 기해 금강산에서 공식 회의를 열기로 최근 합의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아닌 북한 당국이 대외적으로 개방한 금강산을 회의 장소로 잡은 데 아쉬움이 남는다.

남북교회 최초 만남을 성사시킨 도잔소회의 20주년을 기념, 세계교회협(총무:새뮤얼 코비아박사)이 주최한 동북아 에큐메니칼회의에서 남북교회 대표단은 이같이 합의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에 연대와 협력을 강구하기로 했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일본 도잔소 YMCA에서 열린 ‘동북아 에큐메니칼회의’에서 우리나라 백도웅목사(교회협 총무)와 북한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위원장 강영섭목사는 일본교회협과 아시아기독교협 등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토론회를 통해 지난 2000년 이루어진 남북 정상의 기념비적인 사건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그 선언 정신을 통일의 기초로 삼자고 다짐했다.

이외에도 남북교회는 아시아기독교협의회(총무:안재웅)가 주최하고 홍콩교회협이 주관하는 남북성가 찬양제 참가를 수락하고 일정은 추후에 정하기로 했다. 이 토론회에서는 또 한반도의 평화를 담보하는 6자 회담 성사를 적극 지지하며 필요하다면 국제 기독교간 연대 회의를 구성할 것임을 천명했다.

지난 4월 독일에서 열렸던 기독교 국제 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처음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친 강영섭 북한 조그련 위원장은 “한반도의 통일과 항구적인 평화 유지를 위해 국제 에큐메니칼 단체들의 연대와 협력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했다.

하지만 강 위원장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계속되는 적대 정책과 관련, “지금 이 시대는 분명 위기의 때”라며 “국제 기독교 단체들은 미국의 끝없는 적대 정책을 막아 주어야 할 것과 아울러 지난 2000년 밝힌 6.15 남북 정상 선언 계승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앞서 20년 전 주한 대사를 역임하고 현재는 미국 감리교 목사로 사역하고 있는 제임스 레이니 전 대사는 “북한의 고립화를 막아야 할 시점에 있다”고 강조하며 “위기의 시대에는 빠른 대응과 협력만이 요구되며 북한이 국제사회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 북한 일본 미국 독일 등 이번 회의에 참가한 55명의 대표자들은 주제토론에서 다루어진 내용을 공동 성명서 안에 담아 한반도 평화 실현이 향후 동북아 안정질서 유지에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 성명서는, 한반도 문제는 현재 전쟁 중인 이라크 문제와 함께 세계의 화약고 중 하나이며, 특히 미국 행정부와 부시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과거 클린턴 정부가 추진하던 일조차 거부하면서까지 북미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내용에 담았다.

성명서는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조건으로 ▲지난 92년에 발표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이행 할 것 ▲휴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전환할 것 ▲지난 2002년 발표한 북-일의 평양 선언을 이향할 것 ▲미국과 일본의 대북 경제제제 조치를 해제 할 것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할 것 등을 제안했다.

윤영호기자(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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