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 중간사] 헬라어와 히브리어 사본 오늘의 성경번역에 큰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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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사] 헬라어와 히브리어 사본 오늘의 성경번역에 큰 도움
  • 김병국 교수
  • 승인 2023.07.18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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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국 교수의 신구약 중간사 이야기 (19)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김병국 교수(백석대·신약신학)

유대인들은 자신들 나름대로의 헬라어 성경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원본으로 삼을 히브리어 사본에는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세 종류가 있었습니다. 즉 알렉산드리아 사본과 사마리아 사본 그리고 바벨론 사본입니다. 그들은 바벨론 사본을 번역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결과 유대인들은 2세기 말 이후부터 바벨론 사본을 기초로 번역한 헬라어 성경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아퀼라 역본, 세오도션 역본, 그리고 심마쿠스 역본 등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주후 500년경부터 1,000년경까지 바벨론 사본을 연구한 학자들이 있는데 우리는 그들을 맛소라 학파라고 부릅니다. 그들이 전수해 온 히브리어 구약성경 사본을 맛소라 사본이라고 부릅니다. 현재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성서공회들은 맛소라 사본을 자신들의 언어로 번역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구약성경 구절과 구약성경 자체의 구절이 조금씩 차이가 나는 이유입니다.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구약성경은 많은 경우에 70인경의 인용입니다. 그런데 70인경의 모체가 된 히브리어 성경은 알렉산드리아 사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읽고 있는 현대어 구약성경의 모체는 맛소라 사본이고 이는 바벨론 사본을 기초로 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본이건 성경을 필사하고 전해주었던 사람들은 극도의 노력을 기울여 원문을 훼손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그 의미가 아주 미미합니다.

토라(Torah)의 구분
앞에서 주전 250년경에 알렉산드리아에서 구약성경 중 먼저 토라가 번역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유대인들 사이에서 ‘토라’라는 용어는 네 가지 다른 의미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먼저 가장 좁은 의미의 토라는 모세오경 즉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를 말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의미의 토라는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구약성경 전체를 말합니다. 세 번째 의미의 토라는 구약성경과 탈무드를 합한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네 번째 가장 넓은 의미의 토라는 유대교의 모든 종교서적을 말합니다. 여기에는 유대교의 주석서인 미드라쉬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네 가지 용법들 중 가장 자주 사용되는 것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즉 모세오경 혹은 구약성경 전체로서의 용법입니다. 이 두 가지 용법은 자주 혼동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아무 설명 없이 토라라고 하면 그것이 모세오경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구약성경 전체를 의미하는 것인지 자주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대인들은 구약성경 전체를 가리키는 용어를 따로 만들어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이 만들어낸 용어가 ‘타나크’(Tanakh)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토라’(모세오경)와 ‘네비임’(선지자들이라는 뜻), 그리고 ‘케투빔’(쓰여진 것들, 즉 성문서라는 뜻)이라는 용어의 첫 자음들을 합한 후(T, N, KH), 그 사이에 모음 ‘에이’를 집어넣은 것입니다(TANAKh).

백석대·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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