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고 기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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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고 기여해야 한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3.07.0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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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용의 감사행전 (47)

‘누군가 날 위해 기도하네’라는 CCM이 있다. 곡도 좋지만, 가사는 더 좋다. “당신이 지쳐서 기도할 수 없고 눈물이 빗물처럼 흘러내릴 때 / 주님은 우리 연약함을 아시고 사랑으로 인도하시네 / 누군가 널 위하여 간절히 기도하네 / 네가 홀로 외로워서 마음이 무너질 때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고속도로를 달리다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그때마다 운전자는 적잖이 긴장을 한다. 엉뚱한 길로 들어설까봐. “아차!” 하는 순간 속도를 낮추면 뒷차와 추돌할 수도 있다. 자칫 고속도로에서는 왕복 수십 km를 되돌아 올 수도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갈림길을 앞두고 도로에 색깔 인도선이 생겼다. 목적지에 따라 분홍색, 초록색으로 차로를 안내해주니 운전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듣기로는 한국도로공사의 어느 직원이 낸 아이디어라고 한다. 운전할 때마다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횡단 보도 앞 신호등도 달라졌다. 도로를 건너기 위해 기다리는 이들이 고개를 숙인 상태에서도 신호를 알 수 있게 바닥에 긴 신호등을 설치한 것이다. 요즘 사람들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휴대전화를 보는 데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장수의자도 있다. 노인들의 무단횡단으로 인한 사고가 자주 일어나자, 어느 교통경찰이 문제의식을 갖고 원인을 분석했다. “다리가 아픈데 신호 기다리기가 어려워서…”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그래서 사비를 들여 작은 의자를 신호등의 기둥에 달아주었더니 사고가 줄었다고 한다.

횡단보도 앞 그늘 우산도 그래서 나왔을 게다. 뜨거운 햇볕을 피하라고, 눈과 비를 피하라고. 밤에 횡단보도를 환하게 비춰주는 불빛도 행인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운전자의 편의를 위해 누군가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학교 앞 횡단보도 부근을 노란색으로 칠해 사람들의 눈에 띄게 하는 것도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자동차가 천천히 가게 하는 것도 사고를 줄이는 데 많이 기여하고 있다. “속력을 줄이면 사람이 보입니다”라는 광고 문구가 있듯이,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과속이다. 신호보다 사람을 봐야 한다.

가끔 주방용품 판매하는 곳을 둘러보곤 한다. 진열된 주방용품을 살펴볼 때마다 시대가 공급자(생산자) 우선에서 사용자 우선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또한 아이디어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새삼 깨닫는다. 어느 생활가전업체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여 시판하기 전에, 사용자(주부)들을 생활관에 초대해서 며칠 동안 상품을 사용해보게 한다. 그 과정에서 사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없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두 차례의 성숙 단계: I→You→We
우리는 살아가면서 두 번의 성숙기를 맞이하게 된다. 어린 아이들에겐 먹을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 먹을 게 생기면 우선 자기 입에 넣는다. 이게 나(I) 중심의 유아 단계다. 그러다가 먹을 것을 조금 떼어 엄마의 입에도 넣어 주기 시작한다. 이게 첫 성숙 단계(You)다. “내 입만 입이 아니구나”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세상에는 나이만 먹었지, 학력만 높았지, 사회적 지위만 높지, 돈만 많지, 교회만 오래 다녔지 여전히 제 입만 입인 줄 아는 이기주의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세계적인 거부 워렌 버핏이 올해에도 약 6조원 어치의 주식을 자선단체에 기부했다고 한다. 이로써 2006년 이후 버핏이 자선단체에 내놓은 금액은 510억달러(약 66조 3천 102억원)를 넘어섰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어느 은퇴 기업인은 평생 모은 돈을 고향 주민들에게 나눠줘 화제가 되고 있다. 고향을 지켜줘서 고맙다며 가구당 1억 정도씩 나눠줬다. 평생 모은 재산 630억원을 이름도 안 밝히고 대학에 기부한 이도 있다. 

첫 성숙 단계에 이르면 비로소 특정인도 잘 되고, 나도 잘 되는 ‘윈-윈’을 생각하게 된다. 그 다음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 눈앞의 특정인(You)을 넘어 자기가 속한 공동체(We) 전체를 생각한다. 특정인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뭔가를 하게 된다. ‘그 누군가’를 위해 기부도 하고 봉사도 하고 거리에서 휴지도 줍는다. 특정인에게 베풀기보다는 불특정인에게 베풀기가 훨씬 더 어렵다. 그런 점에서 정치인이나 공직자, 성직자 후보들의 인사검증 과정에 봉사경력, 기부경력을 포함하면 좋겠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님의 가르침에는 ‘公共性‘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종교, 국가, 지역, 이념을 넘어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고 베풀어야 한다. 그래서 “기독교가 나랑 무슨 상관인데”라는 물음에 답해야 한다. 바다의 오염, 기후 위기에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된다. 특히 교회는…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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