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게네스의 또 한 가지 작품이 <켈수스에 대항하여 Contra Celsum>라는 작품이다. 앞에서 설명한 바처럼 켈수스의 <참 말씀>에 대한 답변이자 반박서라고 할 수 있는데, 전 8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리게네스는 암브로시우스의 격려를 받고 기독교신앙을 변호하기 위해 이 책을 썼는데, 기록 시기에 대해서는 상당한 논란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 책은 245년 이후에 기록된 것으로 보는데 신약학자 뉴만(K. J. Neumann)은 이 책은 247~8년의 로마의 밀레니움 축제, 곧 로마의 위대성은 로마의 여러 신들의 호의 덕분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준 축제에 대한 반발로 기록된 것으로 보아 248년에 기록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하르낙은 이 견해를 반대하면서 이 책이 248년에 쓰인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도리어 246~248년 어간에 기록된 것으로 보았다. 분명한 사실은 245년 이후에 기록된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오리게네스의 반박서는 켈수스의 글이 나온 지 70여년 후에, 그리고 켈수스가 사망한 이후에 나온 책임을 알 수 있다. 또 오리게네스의 나이 60이 넘은 때 쓴 책임을 알 수 있다. 이 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첫째는 기독교를 공격한 켈수스의 작품이 당시 7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교회에 영속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고 있었음을 알 수 있고, 둘째, 오리게네스의 켈수스 반박문은 직접적으로 켈수스를 비판했다기보다는 당시 교회와 성도들을 위한 변증적 의미가 컸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오리게네스는, 켈수스와 그의 기독교 비판이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을 심각하게 받아드렸다. 왜냐하면 기독교인이라고 하더라도 신앙이 견고하지 못한 이들은 켈수스의 비판에 현혹될 수 있고 신앙이 흔들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리게네스는 켈수스의 주장을 반박하는 힘겨운 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오리게네스의 이 책은 그의 유일한 호교론적이고 논쟁적인 저술이라고 할 수 있고, 초기 기독교 작품 중에서 이 글과 비교될 수 있는 작품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 책은 2,3세기 변증 문서 가운데서 수작으로 평가되어 왔는데, 비록 오리겐 자신은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이 책은 그의 스승인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변증가들인 저스틴(Justin), 타티안(Tatian), 데오필루스(Theophilus), 그리고 아데나고라스(Athenagoras)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오리게네스는 켈수스에 대해 정확하게 조사하지 않았고, 켈수스의 주장을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 오리게네스의 반박서를 통해 소실된 켈수스의 <참 말씀>의 내용을 불완전하게나마 복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켈수스가 자신의 책 제목을 <참 말씀>이라고 한 것은 유대교와 기독교의 그릇된 말씀에 대항하여 플라톤 철학의 ‘말씀(진리)’을 제시하려는 의도라고 말하는데, 켈수스는 자신의 책에서, 기독교인들은 고래로부터 내려오던 전통을 변질시켰다고 주장하고 이를 중심 주제로 삼았다. 그는, 고래로부터 전해오는 참 말씀 혹은 진리가 있어왔으나 첫째는 유대인들에 의해서, 그 다음은 기독교인들에 의해서 변질시키고 오해했다고 본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책이 기독교인들에 의해 변질되지 않는 진리를 말한다는 의미에서 책 이름을 <참 말씀>이라는 한 것이다.
오리게네스의 반박서를 보면, 켈수스는 구약의 일부분, 특히 창조기사와 교부들의 책도 읽은 흔적을 보이고 있고, 유대교와 기독교의 상관성과 두 종교 간의 본질적인 차이점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유대교와 기독교가 상호 대립할 때 보여준 관점을 기독교를 공격하는 자기 논점으로 이용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유대교가 기독교를 공격할 때 사용한 그 비판을 이용하여 기독교를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석대·역사신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