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독 강사는 성경도 빠르게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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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독 강사는 성경도 빠르게 읽을까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2.05.23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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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크리스천⑫래피드속독학원 원장 이종원 집사

사교육 일 번지에서 전하는 복음의 가치
래피드속독학원 이종원 원장.
래피드속독학원 이종원 원장.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는 강북에서 가장 학구열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사교육 시장이 첨단을 달리는 이곳에서 래피드속독학원의 이종원 원장(서울광염교회 집사)은 단순한 ‘국영수’를 넘어 ‘속독’으로 자리를 잡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2008년 소규모로 시작한 수업이 지금은 원생 수 세 자릿수를 기록할 만큼 성장했다.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다양한 학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아이들의 독서량이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는 데다, 최근 수능 언어영역도 지문이 길어지는 추세여서 학부모와 수험생들 모두에게 주목받고 있다.

“학원을 운영하다 보면 학생 한명한명이 수익의 수단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사교육 시장의 한복판에 있기에 완전히 다르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죠. 그러나 크리스천으로서 제게 보내주신 영혼이라는 생각으로 학생들을 대하면 아무래도 수업에 더욱 열정이 넘치고, 학습의 효과도 높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학원 운영 초창기부터 그는 수업 중 별도의 시간을 갖고 학생 중 크리스천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그런데 그 비율이 최근 들어 부쩍 낮아졌다고.

“예전엔 제법 있었는데 요즘은 10%도 안 되는 것 같아요. 쑥스러워서 손을 못 드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그 또한 변화된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라 봅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교회가 무분별하게 공격을 당했죠. 그로 인해 아이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상황 속에서 하나님이 저에게 맡기신 사명은 뭘지 더욱 고민하고 있습니다. 안 믿는 분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기에 최대한 무례하지 않게, 지혜롭게 복음의 가치를 전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 원장의 수업은 교과서 위주로 진행된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진화론’적 서술이 주로 등장하는데, 관련 문장을 만날 때면 이 원장은 진화론적 관점만 그대로 전하지는 않는다. 그 속에 담긴 논리적 허점도 함께 언급하고 있다.

“사람이 원숭이로부터 비롯되지 않았음을 설명하는 거죠. 가령 종과 종 사이의 화석이 없다거나 종의 진화 과정을 입증할 화석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 등을 함께 알려줍니다. 처음에는 이런 이야기도 담대하게 하지 못했지만, 교과서를 통해 학생들에게 알게 모르게 진화론이 주입되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둬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원장은 비단 자신만이 아니라 크리스천이라면 어느 직종이나 땅끝까지 복음을 전할 사명을 가진 사람들임을 수차례 강조했다. 다만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복음이 전달되는 것이야말로 가장 선한 방법임을 역설했다.

한편 이 원장은 단단한 영성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해 매일 아침 예배당을 찾아 별도의 기도 시간을 갖는다. 여건이 안되는 날엔 교회에서 제공하는 유튜브 중계를 통해서라도 꼭 기도회에 참석하려고 애쓰고 있다.

말씀 묵상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혹시 속독 강사는 말씀 묵상도 빠르게 할까? 궁금증이 몰려왔다. 이 원장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오히려 더욱 천천히 말씀을 씹어서 삼키려고 애쓴다. 문자 그대로가 아닌 그날그날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를 발견하기 위해서다.

끝으로 이 원장은 언제까지 가르치는 자리에 설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학생 한명 한명의 변화를 일으키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은행사거리 한복판에 복음의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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