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C에서 받은 훈련, 교육 현장에 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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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C에서 받은 훈련, 교육 현장에 녹이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2.01.27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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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크리스천 ① 전북교육청 채수복 장학사

“기도보다, 성령보다 앞서지 말자” 고백하며 제자 양육

교사 시절 채수복 장학사와 학생들.
교사 시절 채수복 장학사와 학생들.

학급 미화의 추억을 가졌는가. 학창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 학급 미화의 유발자는 학생도, 담임교사도, 교장 선생님도 아닌 장학사였다. 당시 ‘장학사’라는 존재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도 잘 몰랐지만, 무섭고 잘 보여야 할 사람이라는 것쯤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오늘을 사는 크리스천’은 일상 속에서 자신의 믿는 바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을 발굴하는 연속 기획이다. 되도록 착하고 온유하고, 그래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저 사람은 왜 그럴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하는 인물을 담아 보고자 한다. 

올해 45살인 채수복 장학사(전라북도 교육청)는 지난 2005년 교사로 임용한 뒤 14년간 특성화고, 주로 농업계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2019년 장학사로 전직한 후부터는 학교 현장의 변화를 위해 정책적인 고민을 하고 지원하는 일을 맡고 있다. ‘장학사’에 대해 선입견이 있었음을 밝히자 바뀐 상황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예전에는 그도 그럴 것이 장학사에게 재정권과 인사권이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조직이 민주적으로 개편되면서 장학사가 학교 현장에 잘 가지도 않지만, 온다고 해서 신경 쓰는 분위기도 아닙니다.”

채 장학사는 대학 시절 한국대학생선교회(CCC)에서 훈련받았다. CCC의 표어는 “오늘의 학원 복음화는 내일의 세계 복음화”다. 그는 CCC에서 배운 바를 삶의 현장에서 녹여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교사 시절, 맡겨진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며 본이 되는 선생이 되기 위해 애썼다. 초임교사 시절에는 학생들과 나이 차이도 크지 않아서 마치 졸업 전 하던 CCC 순장을 계속해서 맡은 느낌마저 들었다. 

“당시만 해도 직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집안 환경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인문계고 아이들의 고민이 공부라면 저희 아이들에게는 생활 지도, 인성 지도가 더 시급했죠. 지각·결석이 많았기 때문에 아예 출근길에 아이들 집을 들러서 제 차에 태워서 등교를 시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학교에 데려다 놓으면 2~3교시에 또 도망가서 잡아 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감사한 것은 제 기도가 헛되지 않았는지, 그 아이들이 잘 자라주었고, 아직도 저를 정말 형처럼 가족처럼 생각해주면서 따른다는 점입니다.”

부활절에는 학생들과 동료들에게 계란을 나눴고, 크리스마스에는 짧게라도 편지를 써서 전했다. 그리고 기회가 닿는 대로 자신의 신앙 정체성을 당당히 드러냈다. 채 장학사의 SNS 프로필에는 “기도보다 성령보다 앞서지 말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제가 특별한 것이 아니고 모든 기독 교사가 같은 마음일 겁니다. 학교 현장과 학교 지도자, 학생들을 위해 함께 모여서 고민하고 학교를 위해 기도하는 선생님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리고 크리스천으로서 직접적인 복음 전파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삶을 통해 복음 가진 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모범을 보여야죠. 지금은 교실에서 떠나있지만 제가 서 있는 자리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 소통이 점점 어려워지는데 어떤 좋은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을지 하나님께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후에 학교에 돌아가더라도 담임을 맡을 상황은 아니지만, 교육과정이나 학생지도 등에서 이런 마음들을 녹여내면 좋겠습니다.” 

CCC 출신의 채수복 장학사는 일상에서 복음의 가치를 녹여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CCC 출신의 채수복 장학사는 일상에서 복음의 가치를 녹여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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