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20세기 신학 ‘새롭게 접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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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20세기 신학 ‘새롭게 접근하기’
  • 승인 2004.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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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문화관광부 추천 도서’ 종교·학술 부문

문화관광부가 최근 선정·발표한 ‘2004 추천 도서’ 학술 부문에 성공회대학교 손규태교수의 ‘마르틴 루터의 신학사상과 윤리’와 연세대학교 김균진교수의 ‘20세기 신학사상 1’이 선정됐다.

문광부가 선정한 종교·철학부문 도서는 모두 22권으로 이 중 기독교계 서적은 손규태교수와 김균진교수의 저서 2권이다. 손교수의 서적은 대한기독교서회가, 김교수의 서적은 연세대학교 출판부가 각각 발행했다.

손규태교수의 저서 ‘마르틴 루터의 신학사상과 윤리’는 루터의 사상을 논쟁으로 조명하고 연구했다는 특징을 갖는다. 루터의 사상을 역사적으로 살피면서 동시에 그가 대항해서 투쟁한 집단들인 가톨릭 교회와 농민과의 논쟁을 통해서 사상의 발전을 파악하게 된다.

루터의 경우 일생 동안 스물여섯 번의 크고 작은 대적들과 논쟁했다고 고백할만큼 논쟁을 통해 그의 사상을 발전시켰는데, 이런 점에서 볼 때 루터의 사상은 이 집단들의 사상의 방향과 흐름을 이해해야 제대로 파악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가톨릭, 농민, 인문주의, 반 율법주의자들과의 논쟁 속에 드러나는 루터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마르틴 루터의 신학사상과 윤리’는 ‘가톨릭 교회와의 대결’, ‘농민들과의 대결, 인문주의와의 대결’, ‘반율법주의자들과의 대결’, ‘루터의 정치윤리사상’, ‘루터의 경제윤리사상’ 등 6부로 구성되며, ‘루터에 있어서 율법과 복음’에 대한 문제를 부록으로 다루어 루터의 사상에 역사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김균진교수의 ‘20세기 신학사상 1’은 1·2차 세계 대전과 대전 후 동서 진영의 냉전 등 시대적 격변과 갈등 속에서 등장한 20세기 전반기의 신학사상을 소개하면서 동시에 비판적 토의를 시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세기 전반기에 영향을 끼쳤던 주요 신학자들의 특징적 이론들을 집약해 하나님의 진리를 보여주는데, 한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신학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해 ‘한국적 신학’을 수립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김교수는 “모든 신학자들의 신학 속에는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있지만 타당한 내용들도 수없이 많이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정통이고 보수고 진리인지, 그리고 어느 것이 이단인지 판단할 수 없으며 또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20세기 신학사상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특정화되지 않은 다양성에 있고 이 다양성 속에서 하나님 진리의 다채로움과 아름다움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칼 바르트의 신정통주의 신학, 브루너의 기독교적 자연신학, 불트만의 비신화화, 역사의 예수에 관한 그 제자들의 논쟁’, ‘틸리히의 상관관계의 방법’, ‘본회퍼의 기독교의 비종교적 해석’, ‘쿠터의 종교사회주의’, ‘벨링의 해석학적 신학’ 등이 이 책에서 다루어진다.

또 하나 주목할 책은 문학과 지성사가 발행한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본다’(르네 지라르 지음/김진식 옮김). 누가복음의 한 구절인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를 ‘나는 사탄이 번개처럼 떨어지는 것을 본다’로 변용해서 현대 사회에 창궐하고 있는 폭력 구조의 본질을 궤뚫어보고자 한 것이다.

지라르는 이 책에서 신화와 성경에 나오는 폭력을 비교하고 그로 인해 탄생하는 희생양 메커니즘의 정체와 양상을 분석한다. 그는 신화와 성경에 나오는 폭력은 모두 실제 사건이며, 폭력에 대한 신화의 해석은 거짓이되, 성경의 해석은 참이라는 전제로 논의를 시작한다. 그가 분석한 폭력은 바로 무고한 희생양에 대한 집단의 폭력, 즉 희생양 메커니즘에 의한 폭력이다. 한데 신화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록들은 희생양을 유죄로 해석하지만 기독교의 성경만이 희생양인 그리스도를 무죄로 본다. 희생양은 원래 집단 전체를 위한 집단 폭력을 한몸에 당하는 무고한 존재이기 때문에, 성경의 해석이 참이라는 것이다.

결국 지라르는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신화의 주인공들이 대개는 근친상간, 친부 살해의 주범으로만 치부되던 해석 방식이 어떤 구조로 탄생했으며, 그 이면에 깔린 군중과 집단의 의도는 무엇인지를 밝혀내고자 했으며, 전 세계적인 종교인 기독교의 성경은 어떤 구조와 시각으로 종교적인 설득력을 가지는지를 분석한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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