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인물 :아히도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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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인물 :아히도벨
  • 승인 2004.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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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판단을 신뢰하다

우리 모두가 지도자일 수는 없다. 소수의 지도자 곁에는 다수의 추종자가 있게 마련이다. 특별히 지도자를 지도자답게 만들었던 적지않은 참모진과 자문단들은 역사 속에서 흥망성쇠를 함께하며 이름들을 남기고 있다.

성경은 이같은 사람들을 ‘모사’로 분류하며 그들의 책임적인 역할을 거듭 강조하고 있음을 본다. 다윗시대를 풍미하다가 결국 잘못된 선택으로 자살로 일생을 마감한 아히도벨은, 그 이름의 뜻인 ‘어리석음의 형제’가 보여주듯 인생들의 어리석음이 지식의 많고 적음에 있지않음을 보여준다.

아히도벨은 우리가 잘 아는 밧세바(우리야의 아내)의 할아버지였다. 우리야는 그의 손녀사위. 밧세바가 다윗의 더러운 욕정 때문에 왕궁에 들어감으로써 아히도벨은 다윗의 정치적인 자문역할을 비로소 시작했다. 아히도벨은 과연 참모 중에 뛰어난 참모였다. 다윗에게 이어서나 후에 반란을 일으킨 압살롬에게 있어서나 아히도벨은 필요한 존재였다.

하지만 아히도벨은 자신이 하나님의 편에 있었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자신의 능력과 판단을 신뢰했던 아히도벨은 압살롬의 반란을 계기로 다윗의 시대가 끝났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압살롬의 편에 서고 말았다. 왕궁에 들어선 암살롬이 다윗의 후궁들과 동침하도록 유도했는가 하면 반란군을 피해 처량하게 도망하는 다윗과 그의 군대를 뒤쫓아가서 당장에 쳐부수어야 한다고 압살롬에게 건의하기까지 했다. 다행히 압살롬은 그의 이같은 건의를 거절했다. 어쩌면 아히도벨의 치밀한 건의를 압살롬이 수락했다면 어찌됐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됐을 것이다.

아히도벨은 자신의 이같은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통분히 여기고 목을 매 자살했다. 하나님 편에 섰을 때는 존경받는 지략가로 사랑을 받았지만 하나님의 반대편에 섰을 때는 비참한 최후를 맞아야 했다.

우리는 누구에게든 충고하길 좋아한다. 더 나은 것을 가르쳐주길 즐겨한다. 그것이 교만한 마음의 결과인지는 모르지만 여기서 우리는 충고가 하나님의 향한 것인지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충고해주려는 그 사람이 하나님의 편에 속한 사람인지 분명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아히도벨은 밧세바가 당한 다윗의 능욕에 보복하려고 의도적으로 압살롬에게 접근하여 반란을 지지했을 것으로 일부 학자는 밝힌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아히도벨은 하나님께 탄원하기보다 자신의 악의적인 계획을 더 의지한 것이 된다.

윤영호기자(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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