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의 그늘, 공존과 상생의 윤리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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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의 그늘, 공존과 상생의 윤리가 대안”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1.11.2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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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사회윤리학회, ‘2021 정기학술대회’ 개최

언택트 시대의 편리함 이면에는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라는 어두운 그늘이 존재한다. 이러한 위기가 공동체의 분열과 갈등을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 공존과 상생의 기독교 윤리가 강조됐다.

한국기독교사회윤리학회(회장:오지석) 2021 정기학술대회가 ‘더불어 삶 공존’이라는 주제로 오는 지난 27일 숭실대 창의관 605호에서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는 ‘동행(同行)’, ‘동반(同伴)’, ‘동료(同僚)’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주제로 열렸으며, 온라인 줌미팅도 함께 진행됐다.

한국기독교사회윤리학회 2021 정기학술대회가 ‘더불어 삶 공존’이라는 주제로 오는 지난 27일 숭실대 창의관 605호에서 열렸다.
한국기독교사회윤리학회 2021 정기학술대회가 ‘더불어 삶 공존’이라는 주제로 오는 지난 27일 숭실대 창의관 605호에서 열렸다.

이종원 교수(계명대)는 ‘언택드 시대의 공존과 상생의 윤리’의 기조발제를 통해 언택트 시대가 초래한 사회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소외된 이들을 품고 연대하는 그리스도인의 자세를 요청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는 밀폐, 밀접, 밀집 등 3밀(密)을 피해야 하는 상황을 지속시키고 있다. 여행, 예술과 문화, 외식과 여가생활 등 함께 모여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삶을 누리고 나누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관련 서비스 산업은 호황을 이루며 언택트(untact)를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코로나 팬데믹이 가져온 시대적 변화를 설명했다.

언택트 시대의 그늘로 그는 “언택트는 새로운 소통방식으로서 확산되고 있지만, 정보통신기술을 통한 인공지능이나 자동화 기계가 인력을 대신하게 됨에 따라 일자리 감소와 언택트 디바이드(untact divide)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그로 인한 구조조정의 여파로 일자리 감소가 일상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또 언택트 플랫폼이나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기성세대나 경제적 빈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소외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초래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언택트 환경에 적응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격차도 위기가 된다”며 “언택트가 사회적 단절과 고립의 장벽이 된다. 이는 언택트가 초래한 디스토피아의 슬픈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로 인한 사회적 단절과 고립 현상은 결국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하며, 특히 공동체에서 갈등과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 교수는 “불평등의 수위를 조절해 승자독식이 아닌 공정한 경쟁과 상생의 미덕을 통해 하위 계층이 더 나은 삶의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도록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바람직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소외된 이들을 품고,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연대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구현할 것”을 제안했다.

마지막 키워드 ‘동료(同僚)’에서는 이동춘 교수(장신대)가 ‘동일성·일체화 이데올로기에 갇힌 동료 개념을 위한 보편 해방을 논구함’을 주제로 발제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은 전 세계 생활방식을 극적으로 바꿔놓았다. 대표적인 것이 비대면 비접촉으로 공동체보다는 개인, 환대보다는 혐오, 연대보다는 배제의 기류가 우리 사회에 흘러들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비대면 언택트 시대는 ‘함께’라는 단어를 잊고 교류의 단절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은 ‘더불어 사는 것’을 하나님의 사랑의 실천이자 기독교윤리적 삶의 태도라고 말하는 기독교인들에게 큰 도전을 준다.

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이 교수는 팬데믹의 대변혁 사건이 그동안 소통의 창구를 다양화하면서 적으로 오해하고, 친구로 강제하는 ‘동료 이데올로기’에서 해방된 자유로운 동료개념의 실현을 앞당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교수는 “시대의 변화는 불가피하고, 이를 역행할 수는 없다”며, “진정한 이해의 자리에서 즉자와 대자가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니 시대의 역행이 아니요, 동일성·일체화의 이데올로기에 갇힌 동료 개념을 해방시켰으니 기독교 윤리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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