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의 민낯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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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의 민낯이 드러났다
  • 곽인섭 목사
  • 승인 2021.10.0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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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망하는 위드 코로나 ① 백석대학교회 곽인섭 목사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롬 12:1)

어떤 목사님께서 코로나를 통해 우리 신앙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하셨습니다. 직분으로, 표정관리로, 여러 활동으로 덮고 있었던 우리의 영적인 민낯이 드러났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예배에 대한 우리의 중심이 그러하지 않나 싶습니다. 

예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말하고, 권면했지만, 그것도 앞서 말씀드린 다른 요소들과 결부된 것이었지, 예배의 주인이신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에 대해서는 민낯이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게으른지 몰랐습니다. 이렇게 영적으로 무너질지 몰랐습니다. 여러 곳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로마서 12장 1절에는 몸으로 예배드리라고 하십니다. 여기에 나오는 몸은 육체를 포함한 우리의 삶 전체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 말씀을 보통은 삶의 예배로 해석합니다. 그러나 삶의 예배라는 말이 가지는 추상성, 또는 지나친 이상적인 그림이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삶의 예배는 예배당의 예배와 분리되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삶의 예배,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드리는 예배, 일상의 예배…. 맞는 말이고, 성경적이고, 다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육체를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영성신학자인 달라스 윌라드는, 영성훈련의 필요성을 인간이 육체를 가진 존재라는 것에서 찾습니다. 말씀을 들어도 그대로 행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육체, 육신의 소욕 때문입니다.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롬 7:19)

예배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신학적인 정리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좀 더 실제적으로, 우리가 육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겸손하게 인정하는 가운데, 우리의 예배 생활을 지키고 세워나가기 위한 현실적인 노력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집에 나오는 것부터, 몸을 씻고, 옷을 입는 것부터 예배라는 말에 귀를 기울여 봅시다. 그리고 목회자들도 좀 더 구체적이고 세심하고 친절한 방법들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장목회를 하는 사람으로서, 고민이 참 많습니다. 처음 코로나가 시작되고 예배당의 문이 닫혔을 때의 당혹스러움…. 매일 나름의 메시지들을 성도들에게 문자로 보냈습니다. 수요예배, 금요기도회가 없어졌을 때, 누구를 강사로 모실 겨를도 없이, 그저 다급한 마음에 <수요특별집회>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직접 말씀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주일 예배 설교를 다시 요약해서 10분 내의 짧은 영상으로 만들어서 보내드리기도 하고, 설교를 요약하고, 나눔질문과 기도제목, 암송구절을 추가해서 한 장의 소그룹 교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새들백교회에서 온라인사역을 하는 한인 목회자가 인도하는 세미나에서 힌트를 얻어서, 예배가 마친 직후, 성도님들이 들은 말씀을 그 자리에서 묵상하도록 도와주는 ‘삶을 변화시키는 5분’이라는 시간도 마련했습니다. PPT 한 장에, 묵상할 제목을 한 줄 넣어서 화면에 띄우는 것입니다. 많은 것들을 해도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코로나가 다 종식된 후에, 성도님들이 다 돌아오실까…. 목회자들은 지금 떨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가랴 10장 8절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불안한 마음을 다독이려고 합니다.

“내가 그들을 향하여 휘파람을 불어 그들을 모을 것은 내가 그들을 구속하였음이라 그들이 전에 번성하던 것 같이 번성하리라”

곽인섭 목사 / 서울백석대학교회
곽인섭 목사 / 서울백석대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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