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장로교단 ‘공명선거’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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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장로교단 ‘공명선거’ 선언
  • 승인 2004.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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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선거, 법대로 치룰 수 없나

장로교 3개 교단이 가을총회에서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치르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한국교회 선거풍토가 타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공명선거 선언은 교회갱신을 위한 뜻깊은 결의로 평가되고 있다.

공명선거운동에 동참키로 한 3개 교단은 예장 통합과 고신, 그리고 기장으로 장로교 원류를 이루는 4개교단 중에서 제비뽑기로 선거를 치루는 합동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 교단이 뜻을 같이 했다.

지난 15일 백주년기념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는 3개교단 선거관리위원장이 나와 공동선언문을 낭독했다.

공동선언문은 ▲깨끗한 선거를 통해 한국교회를 이끌 지도자를 배출할 것 ▲공정하고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교회의 권위와 아름다운 전통을 세울 것 ▲이번 선거를 통해 한국교회가 도약하는 계기로 삼을 것 등을 천명하고 있다.

공동선언은 한국교회가 괄목할만한 성장으로 사회변화에 기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한편, 선거의 과열로 사회적 귀감이 되지 못한 점 등에 대한 반성이 짙게 배어있다.

공동선언을 처음으로 제안한 통합측 선관위장 김영곤목사는 “4.15총선이 그 어느때보다 깨끗이 치러진 상황에서 교회가 공명선거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것”이라며 “강력한 선거관리로 부정과 탈법을 뿌리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장 선관위장 전병금목사 역시 “교회법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여 한국교회 갱신에 나설 것”이며 “총대들의 의식변화로 공명선거를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기장은 교단 역사상 처음으로 장로수련회에 4명의 선거 감찰단을 파견키로 하는 등 입후보자 등록이 마감되기도 전에 선거감시를 시작했다. 또 고신은 이미 5월부터 시행된 선관위 활동이 이미 강력히 적용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선거의 과열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통합의 경우 선거공영제를 실시한지 20년이 됐지만 최근 들어 과열·타락선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며 “불법선거가 발각될 경우 후보사퇴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9개지역에서 진행되는 소견발표회에 참모 3명이상 동행할 수 없으며 후보끼리 불법을 감시하고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가을 총회를 앞두고 고신과 통합은 이미 입후보 등록을 마쳤으며 이달말 등록을 마감하는 기장 역시 선거관리위원회 활동을 시작하면서 관리감독에 들어갔다. 그러나 장로교 3개교단 선관위의 강경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공명선거 정착에 대한 일반적인 견해는 부정적이다. 이미 부정선거에 길들여진 총대들의 의식변화를 위한 노력이 전무하고 사실상 고소·고발이 없이는 조사가 어렵다는 선관위법의 헛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당선자의 불법선거가 밝혀지더라도 선관위가 총회폐회와 함께 해체되므로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 없다는 문제도 선거제도의 걸림돌이다. 또한 해마다 각 교단이 공명선거를 천명하고 나섰지만 불법선거 의혹은 한번도 속시원히 풀어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교단 선관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3개교단 선관위장은 올해만은 ‘법대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러한 선언이 선언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총대들의 의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과 불법선거에 대한 강경한 대응책 등 법과 제도의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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