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토론 -‘주일예배 평일 변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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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토론 -‘주일예배 평일 변경’,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승인 2004.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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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일 근무제가 지난 7월 1일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주일 예배를 금요일이나 토요일로 앞당겨 드리는 교회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개 교회적이며 상업적인 발상이라는 지적과, 다각도로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목회 현실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그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찬성

‘목회 현실’ 반영한 적극적 대안

인명진목사/갈릴리교회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지난 해부터, 그리고 1천 명 이상의 대기업은 금년 7월부터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는 한국교회의 목회 패턴도 변하게 만들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예배’에 대한 것이다.

우리 갈릴리교회는 주 5일 근무시대를 맞이하여 지난 2002년 7월부터 ‘금요 예배’를 실시하고 있다. 금요 예배를 실시하는 데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교리적인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금요 예배의 실시는 교리 문제를 떠나 ‘목회 현실’의 문제이다.

우리 갈릴리교회는 30~40대 청·장년층 교인이 전체의 80%를 넘는데,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신앙이 약한 젊은이들이 주말 연휴 때 휴식을 취하러 교회 밖으로 나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 ‘주일 성수’를 가르쳐야 한다는 명확한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성수 주일의 당위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젊은이들은 한 두번 주일예배에 빠지면서 그나마 있던 신앙도 잊고 교회를 멀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오로지 주일에만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주일 성수의 무거운 짐을 지움으로써 신앙이 연약한 젊은이들을 교회 밖으로 내몰기 보다는 교회가 이들을 위한 적극적인 현실적 대안으로 내놓은 해결책이 바로 금요 예배이다.

또한 사회가 다변화되고 빠르게 변하면서 모든 교인들이 다 주일 성수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농경 사회처럼 교인들이 한 자리에서 예배를 드리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더구나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주일 성수가 더욱 어렵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주일 성수에 대한 갈등으로 인해 늘 어려워하고 있다.

교회들이 교인들의 삶의 자리와 스타일에 맞춰 예배 패턴을 다양화 하는 것이 주 5일 근무를 맞이하는 시대의 요청이다. 이런 목회 현실이 우리 교회로 하여금 금요 예배를 실시하게 했던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로 인하여 우리 갈릴리교회는 오전 7시, 9시, 11시 세 차례 드리던 주일 예배를 주일에는 두 번으로 줄이고 주일 1부 예배를 금요일 저녁으로 당겨 주일을 금요일까지 확장했다. 이 결정은 교인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냈으며 상당히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혹자는 금요 예배에 대하여 ‘주일에 대한 교리적·신학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이 본인의 생각이다.

일요일이 주일이 된 유래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기독교가 로마 제국의 국교가 되면서 태양력의 일요일이 휴일이 된 것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은 당시 자신들의 안식일인 금요일과 함께 일요일까지 두 번의 예배를 드렸다. 이것이 12세기에 접어들면서 토마스 아퀴나스가 주일을 교리화하면서 일요일을 주님의 날로 못박았다. 종교개혁 시기에 루터와 칼빈 개혁자들은 로마 가톨릭의 주일 교리를 통렬히 비판하면서, ‘일요일을 안식일처럼 지켜야 한다는 것은 미신’이라고까지 말한 것을 주 5일제 시대를 맞는 한국교회는 새겨 들어야 한다.

더구나 지금 우리 개신교회가 가지고 있는 주일 성수 개념은 청교도들에 의하여 강하게 만들어졌고 막대한 영향을 받았다. 주일 성수의 개념도 역사적 산물이다. 모든 날이 주일이다. 숫자와 날 수에 얽매일 정도로 우리 하나님은 편협하신 분이 아니다.

금요 예배의 완전한 정착에는 아직도 많은 숙제가 있다. 그러나 우리 교회는 금요 예배를 통하여 좀 더 다양한 삶의 모양을 가진 사람들을 포용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금요 예배를 위한 성가대를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들을 행하여 나름대로의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대

주일 성수 포기하는 ‘상업적 발상’

김영재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5일 근무제도가 시행되게 됐다. 근로자와 경영자 측은 서로가 찬반의 엇갈린 반응을 보였으나 이제는 원만히 정착되기를 바라야 할 뿐이다. 이 계획안이 발표되었을 때 당사자인 노사 다음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은 교회이다. 교회를 섬기는 이들은 주 5일 근무제가 실시되면 주말에 사람들이 ‘레저’를 위해 더 멀리 이동하기 때문에 교회 출석률이 저조하게 될 것을 염려한다. 그 문제는 교회가 대응해 가면서 풀어야 할 과제이지만, 교회를 섬기는 이들이 농목사회에서와는 다른 근로 조건과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들, 즉 대다수의 교인들의 복지를 생각한다면 주 5일 근무제를 환영할 수도 있는 일이다.

어떤 이들은 주 5일 근무가 ‘엿새 동안 열심히 일하고…’라는 안식일 계명에 위배된다면서 반대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계명을 흐리는 해석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나 쉬는 날 없이 열심히 교회에서 봉사하는 성도들에게 쉬는 토요일은 휴식을 취하며 가사와 가족을 돌보는 귀한 날일 수 있다. 국가나 공공 기관이 각종 시험을 응시자의 기회 균등과 장소 문제를 이유로 주로 일요일에 실시함으로 말미암아 주일 성수를 하는 기독 신자들이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으며, 교회는 주일 성수의 자유를 위해 당국에 진정해 왔었는데 이제는 그런 걸림돌이 제거되게 되었으므로 감사할 일이다.

반대하든 환영하든 주 5일 근무제가 실시됐으므로 교회의 관심은 출석률 저조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는 일이다. 그래서 나온 의견 가운데는 주일 예배를 앞당겨 금요일 저녁에 혹은 토요일 오전에 드리는 것이 어떠냐 하는 의견이 있다. 아니 성급하게도 이미 오래 전부터 금요일 저녁에 예배를 ‘보아버리는’ 교회도 있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그것은 개 교회주의적이며 경영 위주로 주일 성수를 포기하는 얄팍한 상업적인 발상이요 처사이다.

예배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그분에게 영광과 감사·찬양을 드리는 행사이다. 우리는 예배라는 말을 너무 흔하게 쓴다. 결혼예배, 생일축하예배라고 할 때 사람을 위한 행사에 붙이는 예배는 진정한 의미의 예배는 아니다. 늘 사용해 온 말이니까 그런 말을 용인한다 하더라도 진정한 의미에서의 예배와는 구별해야 한다. 하나님을 위한 예배는 주일에 드리는 예배이다. 그래서 주일 예배를 우리는 공예배라고 구별해서 말한다.

교회가 주일에 예배하는 것은 우연히 생긴 해묵은 관습이거나 성도들 간의 약속에 의한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계명에 따른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당신께서 정하신 날에 정하신 법을 따라 하나님의 백성이 다 모여 당신을 예배하도록 명하셨다. 구약의 백성들은 주중의 제 7일, 토요일을 안식일로 지키며 제물을 드림으로 예배하였다.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제물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새 언약의 백성이 된 교회는 초기부터 주께서 부활하신 주중의 첫날, 즉 일요일을 안식일로 지키며 예배해 왔다. 그리스도인들은 주의 날에 함께 모여 구원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기쁨으로 예배하며 안식하는 특권과 자유를 누린다

우리보다 훨씬 먼저 5일제 근무를 실시하고 있는 기독교 전통과 문화를 가진 소위 선진국에서 교인들의 편의를 위하여 혹은 다른 이유 때문에 주일 아닌 다른 날에 예배하는 그런 예는 없다. 유럽 교회의 침체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불신이 그 원인이지 긴 주말이 아니다. 우리의 경우 주말에 여행을 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날 것이지만 건실한 시민으로 살려면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도 마냥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교회는 하나님께서 제정하여 세우신 교회답게 의젓해야 하고 권위가 있어야 한다. 예배는 우리의 임의대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따라 당신께서 정하신 법대로 해야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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