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펼쳐지는 음향의 마법에 푹 빠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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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 펼쳐지는 음향의 마법에 푹 빠졌죠"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1.06.21 15: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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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주인공입니다⑮'청각의 예술' 음향 엔지니어

기술적 한계 넘어서는 요구는 반영 어려워

서동진 씨가 음향 콘솔을 조작하고 있다.
서동진 씨가 음향 콘솔을 조작하고 있다.

“제발 테스트한다며 마이크를 툭툭 치지 말아주세요.”

교회와 캠퍼스 채플 음향 엔지니어로 봉사하는 대학생 서동진 씨(25살, 서부제일교회 출석)는 교회에서 마이크를 잡는 모든 이들을 향해 간절하게 호소했다. 자신을 비롯한 대부분의 음향 엔지니어들이 가장 식겁하는 순간이 누군가 마이크를 툭툭 칠 때일 거라고 꼽았다. 교회에서 사용하는 마이크는 대부분 고가에 예민한 장비인데, 사람들이 조심성 없이 연결 여부를 확인한다며 물리적으로 때리다 보면 망가지기에 십상이라고 했다. “마이크 테스트”라는 말이 아니어도 된다. “하나 둘 셋”이나 “아 아”같은 단순한 소리만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이밖에도 서 씨는 모니터 스피커(자신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도록 싱어나 설교자 쪽을 향하는 스피커)에 마이크를 너무 가까이 대는 행위도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울링(마이크와 스피커 간에 발생하는 소음)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 머리 부분을 잡고 찬양을 부르거나 설교를 하는 것도 소리가 먹먹해질 수 있어서 음향 엔지니어들이 꺼리는 행위다.

서 씨가 처음 음향 봉사를 시작한 건 고등학생 때부터다. 소리를 켜고 끄는 단순한 기능이었지만 많은 이들이 넓은 공간에서 함께 예배드릴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부분이기에 보람이 컸다. 그러다 대학에 진학해 선교단체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인 음향 공부를 시작했다. 알면 알수록 복잡한 음향의 세계가 서 씨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왔다. 크고 작은 행사에 투입되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전문가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자부한다.

그는 음향 엔지니어에게 중요한 덕목은 공부도 있겠지만, 강단에 서는 이들과의 소통이라고 꼽았다. 가령 모니터 스피커의 볼륨을 올려달라는 이들이 많은데, 환경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 범위가 있어서 모든 요구를 만족하게 하기는 어렵다.

“모니터 스피커 볼륨의 최대치가 있고, 더 올리면 음향적으로 문제가 생기는데도 본인은 안 들리니까 계속 올려달라고 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악기를 다루는 사람이어서 요구하는 분의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럴 때 각자가 주장만 하면 갈등이 커지죠. 그럴수록 상대방의 관점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기술적 한계에 대해 성심성의껏 설명하려고 애씁니다. 재정적 여유가 넘쳐서 개인 모니터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면 좋겠지만, 모든 교회가 그럴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서로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음향 엔지니어의 성향에 따라 출력되는 결과물도 달라진다. 서 씨는 특정 음역을 강조하기보다 전체 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것에 관심을 둔다. 다만 예배의 성격에 따라 주일 대예배의 경우 정숙한 진행을 위해 전자기타의 소리는 줄이고 건반 소리를 강조한다. 반면 청년부나 중고등부 예배에서는 다이나믹한 밴드 사운드를 살려서 진행하는 편이다.

서 씨는 음향으로 성도들이 예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준비하는 것 뿐 아니라 주중에도 예배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다. 뜻하지 않은 하울링이 생기면 이로 인해 예배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완벽하게 리허설을 하고 시뮬레이션을 해도 사고는 발생한다. 서 씨는 “바로 이 점이 사역자가 한없이 겸손하고 기도해야 하는 이유인 것 같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섬기는 음향 사역자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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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리 2021-06-21 20:54:00
서동진씨 멋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