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기도가 교회를 지킨다
지난 2020도쿄 올림픽에서 맹활약 한 여자 배구팀을 시작으로 ‘스트리트 우먼 파이터’, ‘골 때리는 그녀들’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의 서사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연일 미디어를 장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멋진 여성들의 서사는 교회 문화 안에서 그리 특별한 것도 아니다. 성경에만 봐도 한나, 사라, 리브가, 드보라, 루디아, 마리아 등 훌륭한 신앙의 선배들이 줄을 잇는다. 그리고 그들의 이름을 딴 여전도회들이 교회마다 소소하지만, 감동적인 간증의 이야기들을 계승해 나가고 있다.
천안백석대학교회의 토박이를 자랑하는 장옥 권사(53세)도 그중 한 사람이다. 20대 때 이 교회에 온 뒤 연령대별 여전도회를 단계별로 밟은 뒤 올해는 급기야 모든 여전도회를 아우른 여전도회 연합회 회장을 맡았다.
“제 나이도 교회 안에서 볼 때는 많지 않으니까요. 부담됐죠. 조직을 이끌 리더십과 영성을 지닌 훌륭한 분들도 많은데 ‘왜 저입니까’ 하면서 하나님께 물었어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40일간 하루 한 끼 금식하면서 기도하고 뜻을 물었습니다. 확신을 받았고 지혜를 구하면서 감사함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많은 동역자가 임원 제안을 믿음으로 순종해줬고, 덕분에 코로나 가운데서도 힘있게 사역들을 전개해나갈 수 있었다.
“5월에 사랑 나눔 바자회를 열었어요. 마침 코로나가 잦아들면서 거리두기 단계가 하향됐고, 제한적이나마 행사를 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죠. 성도들께 기증받은 물품을 판매했고 음식은 포장용으로 만들어서 먹고 가지 않고, 사서 가도록 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잘 끝났어요.”
단순히 행사가 잘 끝난 것 이상이었다.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면 적은 금액이 모였지만, 보내는 선교지마다 간증 거리가 쏟아졌다.
“라오스 선교사님은 마침 후원교회가 끊긴 상황이어서 집세도 내지 못할 상황이셨습니다. 저희가 보내드린 선교비로 생필품과 병아리를 사서 나눠주는 사역을 펼 수 있으셨다며 감사를 전해오셨어요. 이 사역으로 인해 선교의 열매도 많이 열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태국 선교사님은 저희가 선교비를 보내기 일주일 전에 폭우로 지붕이 무너졌는데, 고칠 돈이 없어서 곤란한 상황이셨고요. 저희가 보낸 일부와 다른 곳에서 받은 일부를 합쳐서 지붕도 고치고 지역의 특산품인 커피를 판매할 공간도 마련하셨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지붕 수리가 끝나자마자 그쳤던 비가 쏟아졌다고 하네요.”
여선교회 연합회에서 사업만 하는 것은 아니다. 교회의 올해 표어인 ‘더 낮게 더 작게 더 깊게’를 실천하기 위해 작지만 깊은 신앙의 모임을 계속해서 열었다. 그렇게 모여서 기도하고 삶을 나누다 보면 예상 밖의 일들도 벌어진다.
“교회 안에서 자란 조손가정 수험생이 있는데, 형편이 어려워서 진로를 포기하려 한다는 겁니다. 여전도회에서 몇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그 아이를 돕기로 했죠. 먼저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만들어서, 용돈 벌이 아르바이트를 안 해도 되도록 했어요. 그리고 선생님을 붙여줘서 원하는 예체능 진로를 준비할 수 있게 도왔습니다. 조부모님과 삼촌들을 설득했고요. 무엇보다 아이를 위해 함께 기도했습니다. 지금은 아이의 수시 결과를 함께 기다리고 있습니다.”
장 권사는 갈수록 여전도회 활동을 꺼리는 젊은 엄마들을 놓고 기도하고 있다. 그리고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취미 모임 등도 활성화하고 있다. 특히 연합회 차원에서 모임 시간만이라도 육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아이 돌봄 팀도 그때그때 운영하고 있다.
끝으로 장 권사는 “아이들의 신앙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바로 엄마”라며 “아이는 엄마의 기도로 자란다. 엄마의 신앙생활을 보는 것이야말로 자녀가 신앙인으로 성장하는 가장 큰 자양분이니만큼 여전도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