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를 열며 - 욕구불만의 병에서의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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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 - 욕구불만의 병에서의 해방
  • 승인 2004.07.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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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철사관/구세군사관학교장

어떤 이가 귀띔하는데 현대인들의 무서운 병 중의 하나는 ‘욕구불만’이라고 한다. 큰 집, 높은 자리, 많은 돈, 넓은 땅, 긴 생명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생기는 병이란다. 일종의 고급 병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그 병이 풍부한 기독교 신자들, 특히 교역자들에게 많다는 이야기고 보면 무엇인가 석연찮은 감이 든다

한 분을 만나 불만스런 이야기를 받아주려니, 주로 크지 못한 집, 많이 벌리지 않는 돈, 사 두지 못한 땅, 내리지 않는 고혈압 등이었다. 그에게는 부지런한 아내, 공부 잘하는 자식, 사업을 잘 돕는 친구, 항상 기도해 주시는 노부모는 안중에도 없었다. 어느 날 갑자기 몸이 뒤틀리고 머리가 깨지는 것 같고 심장이 터지는 것 같아서 병원엘 갔다. 뚜렷한 병명은 없었다. 그러나 점점 몸을 가눌 수 없는 지경이 돼서야 정신욕구불만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의사는 프로이드의 쾌락의 원칙대로 처방을 내려주면서 이렇게 당부했다. “이제 한 곳에 집착해서 머물러있지 말고 밖에 나가 즐거운 시간을 가지십시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는 산으로, 바다로 마음껏 여행하시고, 즐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이나 즐기고 평안히 쉬십시요. 선생님은 지금 죄의식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 쾌쾌 묵은 종교적인 도덕과 윤리가 선생님을 괴롭히며 형벌을 가하고 있는 겁니다. 이제 현명해 지십시요. 이 우주에는 당신을 처벌할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당신 외에는 하나님도, 죄도, 심판도, 지옥도, 처벌도 없다는 것을 발견하십시요. 그러니 건강한 삶을 위해서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십시오.”

이같은 의사의 처방은 그에게 복음과도 같았다. 하루 한시간을 쉴 수 없는 사업현장에서 쉴 수 있는 여백을 갖게 된 것은 기쁨 그 자체였고 구원과도 같았다. 그 사람은 정신과 의사의 처방에 따라 즐기면서 여행을 출발했다. 그런데 얼마 후 정신적 고통이 한 순간에 몰아닥쳤다. 마음은 공허해지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참을 수 없는 마음으로 다시 처방을 받으려고 그 의사에게 찾아갔지만 그 의사는 일주일 전에 자살하고 말았다.

환자는 그날 밤 자정이 넘도록 너무 괴로워서 한 분의 이름을 부르면서 외쳤다. “예수님, 나를 불쌍히 여겨주십시오.” 그는 그날 밤 홀로 예수님을 만났다. 그는 예수님이 주신 평안 속에서 참 만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분은 신학교를 마쳤으나 성사업에 불만을 갖고 뛰쳐나가 큰 사업을 경영하던 한 친구의 간증이다.

나폴레온 힐은 현대인에게 7가지 불안과 공포가 있다고 했다. 그것은 가난·실패·질병·사랑 상실·노쇠·자유 상실·죽음에 대한 공포라고 지적하였다. 우리는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 문제는 우리의 물질생활은 과거보다 풍성해지고 여유 있게 살아가고 있는데 왜 우리의 마음은 전보다 더 조급해지고 초조하며 두렵고 불안해하고 있는 것일까? 무엇인가 잡힐 듯 하면서도 잡히지 않고 어디를 가나 불만스러운 마음이 도사리고 있는 것은 왜일까? 왜 우리는 공허한 마음을 가지고 어디로엔가 끌려 다니는 듯한 애타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 속에 있는 성취욕이 나를 괴롭힌다. 커다란 목표가 나를 공허하게 한다. 명예와 성공이 나를 괴롭게 한다. 소유욕이 나를 불만족스럽게 유혹한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이렇게 기도할 때이다.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 9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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