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청년부가 바라는 여름행사
상태바
중·고·청년부가 바라는 여름행사
  • 승인 2004.06.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잘못된 여름행사 ‘신앙적 허탈감·상처’남겨

서울 강서구 A교회에 다니고 있는 고등학생 김모군은 지난해 여름수련회 참석 이후 교회출석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깊은 영성훈련을 기대했는데 수련회 행사는 미흡하기 그지없었다. 그렇다고 또래친구들과 어울릴만큼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강제적으로 무리하게 일정만 맞추는 교사와 트러블이 일어 주일성수조차 뜸하게 된 것이다. 여름수련회는 청소년들의 신앙훈련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여름행사를 계기로 결신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삶의 비전을 세우고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기틀을 마련해준다. 그러나 잘못된 여름행사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신앙적 허탈감과 상처를 주기 쉽다.

기독교 인터넷포털사이트 갓피플닷컴(www.godpeople.com)이 중·고·청년부와 교사들을 대상으로 여름행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교역자와 교사들이 영성에 주력해 프로그램을 계획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영성이 충족되지 못해 아쉽다고 답변하는 모순된 결과가 나왔다.

설문항목 중 ‘지난 여름행사에서 부족했던 부분과 꼭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은?’에 대해 응답자의 22.1%가 “영성부분이 부족했다”고 답했고 자유시간과 교제시간이 부족했다는 응답이 16.8%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늘 똑같은 프로그램(16.4%)과 미숙하고 체계적이지 못한 행사진행(16.3%)을 들었다.

청소년들이 여름행사에서 다루어 주었으면 하는 주제는 어떤 것일까. 청소년의 관심사와 여름행사에 바라는 점을 묻는 문항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비전과 영성으로 진로와 학업 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달라는 주문이 22.3%로 가장많았으며 큐티와 영성, 경건생활 등에 대해 보충해달라는 요구가 21.7%로 1% 안팎의 차이를 보였다.

이밖에 청소년들은 여름행사에서 크리스천의 학교생활이나 사회생활 등 관계에 대한 해답을 원했으며(17.4%), 이성교제와 결혼(14.4%)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이같은 설문결과는 청소년들이 평소 교회에서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주제를 수련회에서 다뤄주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에 달하는 청소년들은 정확하지 않은 수련회 일정과 학교 공부 등의 문제로 아직까지 참석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으며 이전 여름행사에 대한 실망으로 참석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자도 5%에 달했다. 교역자와 교사를 대상으로 같이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교사들은 자신이 소속한 교회 청소년의 여름행사 참석율이 80%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으며 영성부분에 대한 강화가 시급하다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행사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44.1%의 응답자가 교사(일꾼과 리더)의 부족을 꼽았고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 행사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응답도 15.3%나 나왔다.

또 자체 수련시설이 있는 대형교회들을 제외하고 많은 교회들이 장소섭외(9.2%)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설문 응답자들은 △기획하는 사람들이 먼저 기도하고 연합하는 모습으로 준비하기 바란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비주얼한 진행을 원한다 △노는 문화가 아닌 영성이 강화되는 수련회가 되었으면 한다 △성경학교와 수련회 등 바쁜 일정을 보내는 교사를 위로해주었으면 한다 등 효과적인 여름행사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달 28일부터 6월16일까지 진행된 여름행사 설문조사에는 중·고·대학청년부 885명과 교역자 및 교사 470명이 참여했으며 주최자인 교역자 교사의 설문과 참가대상인 청소년의 설문이 함께 진행돼 서로가 겪는 어려움을 공감하는 시간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