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은 플랫폼이다”…스스로 ‘유튜브’·‘넷플릭스’ 되려는 방송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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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플랫폼이다”…스스로 ‘유튜브’·‘넷플릭스’ 되려는 방송사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0.12.0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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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 방송사들 ‘출구’를 찾아라 ②

 CGNTV·GOODTV 등 미디어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
‘교육’·‘음성’·‘뉴스’ 등 방송사마다 내세우는 특성 달라

미디어 시장의 변화는 기독교 방송사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도전으로 다가왔다. 미디어시장의 전통적 강자로 군림해 온 공중파 방송들도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시장의 추세를 힘겹게 뒤따라가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영세한 기독교 방송사들의 악전고투는 눈물겹기까지 하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려움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행보들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익숙한 과거의 방식을 탈피하고 새로운 시장을 향해 과감한 시도를 하는 방송사들이 있어 앞으로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지난호에서는 현 미디어 시장의 가장 활발한 플랫폼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는 기독교 방송사들의 노력을 조명했다. 이번 호에서는 ‘유튜브’를 뛰어 넘어 스스로 기독교 방송 시장의 ‘유튜브’가 되기를 기대하며 자체 플랫폼 구축에 애를 쓰는 방송사들을 취재해 봤다. 대표적인 사례가 ‘교육’을 앞세워 미디어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있는 CGNTV와 ‘음성’에 강점을 둔 GOODTV의 녹톡(Knock Talk), 지역교회의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는 CTS ‘투데이N’ 등이 있다. 해당 프로젝트들은 자체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다르지 않다. 그러나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각각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

CGNTV가 기독교판 ‘MOOC’를 지향하며 미디어 라이브러리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GNTV가 기독교판 ‘MOOC’를 지향하며 미디어 라이브러리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독교판 ‘MOOC’ 꿈꾸는 CGNTV
온누리교회(담임:이재훈 목사)의 방송국으로 출발해 현재는 전 세계 선교사들을 위한 위성방송으로서 그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는 CGNTV는 기독교판 ‘MOOC’를 꿈꾸며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MOOC’는 Massive Open Online Course의 약자로 쉽게 말하면 ‘온라인 공개수업’이다. 웹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뤄지는 상호참여적인 거대규모의 교육을 의미한다. 온라인 토론 게시판을 중심으로 학생과 교수, 그리고 조교들 사이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그 가치를 인정받고 많은 이들이 MOOC를 통해서 교육을 받고 있다. 

CGNTV는 7년 전부터 MOOC 형태의 ‘미디어 라이브러리’를 구상해 왔다. 기존의 CGNTV에서 만든 양질의 콘텐츠뿐 아니라 건전한 기독교 교육 콘텐츠라면 무엇이든 ‘미디어 라이브러리’에 등록, 방영할 수 있다. 연령대별 다양한 콘텐츠가 미디어 라이브러리에 담길 수 있으며, TV뿐 아니라 스마트기기가 있다면 어디서든 시청이 가능하다.

2년 전부터 개발을 본격화 했고, 내년 런칭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콘텐츠 제작을 맡아오던 다수의 제작진을 대거 미디어 라이브러리 관련 부서로 이동할 만큼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미디어 라이브러리는 가입 시 사용자의 정보를 기입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알맞은 콘텐츠를 추천한다. 특히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사용자의 약점을 파악하고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도록 설계했다. 

CGNTV 관계자는 “현재 유력한 미디어 플랫폼인 ‘넷플릭스’처럼 AI를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며 “다만 사용자의 ‘선호’보다는 교육의 차원에서 ‘약점’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가령 어느 사용자가 ‘신약’ 관련 지식은 많지만 ‘구약’에 약하다면 구약 관련 콘텐츠를 우선 추천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CGNTV는 곧 런칭할 미디어라이브러리를 자신들만의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를 위한 공공 플랫폼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유튜브 상에 기독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놓지 못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사전에 ‘안전지대’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미디어 라이브러리’의 개발의 또 다른 이유다. CGNTV는 여타 기독교 방송국들과도 협의를 통해 콘텐츠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GOODTV의 어플리케이션 ‘녹톡’. 녹톡은 ‘오디오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GOODTV의 어플리케이션 ‘녹톡’. 녹톡은 ‘오디오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음성 콘텐츠 최적화 ‘GOODTV 녹톡’

GOODTV는 대외적으로는 조용하지만 실속 있게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GOODTV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녹톡’이 있다. 이들은 과거 KT 스카이라이프와 함께 손을 잡고 셋탑박스를 통한 영상 콘텐츠 유통을 꾀하기도 했다. 해당 사업은 스카이라이프 측의 사업 철수로 쓴맛을 봐야 했지만 의미 있는 경험으로 남았다. 

기독교 방송 시청자들이 가장 즐겨 찾는 콘텐츠는 뭐니 뭐니 해도 ‘설교’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기독교 방송사들이 아직까지도 ‘설교 방송’의 비중을 줄이지 못하는 것도 결국엔 그만큼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GOODTV는 설교방송을 내보내되, 영상 없이 오디오만 청취할 수 있도록 녹톡을 구축했다. 목사님의 얼굴이 화면에 나오지 않아도 은혜를 받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반영한 결과다. 녹톡을 켜면 언제든지 다양한 주제의 음성 설교들을 들을 수 있다. 2년 전부터 가능한 많은 교회의 설교를 확보하기 위해 발로 뛰었고, 현재는 400여명 목회자의 설교를 확보했다.

녹톡의 또 다른 특징은 ‘주제별 설교 분류’다. 현재 유튜브 상에 올라온 많은 설교들을 보면 유명 설교자의 영상은 조회수가 높은 반면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의 영상은 그렇지 않다. 일종의 ‘쏠림 현상’이 존재하는 것. GOODTV는 ‘미자립교회’의 설교도 충분히 가치 있고 은혜롭다는 확고한 철학 아래 설교를 ‘설교자별’이 아닌 ‘주제별’로 분류했다. ‘현실의 벽에 막혔을 때’, ‘슬픔을 이길 수 없을 때’처럼 이용자가 처한 상황에 맞게 주제를 누르면 관련된 설교들이 추천된다.

GOODTV 관계자는 “이렇게 하면 아무리 작은 교회도 상위 랭크에 오를 수 있다”며 “작은교회나 미자립교회는 설교를 듣고 은혜를 받으면 직접 헌금이 가능하도록 계좌를 노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녹톡에는 설교뿐 아니라 GOODTV가 제작한 콘텐츠들 가운데 오디오로 청취가 가능한 모든 것들이 재가공되어 올라온다. 올해 코로나 상황과 맞물리면서 녹톡은 그야말로 순항중이다. 지난 4월에 이미 다운로드 1만명을 넘겼고, 여타 팟케스트나 유튜브 채널과의 제휴도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GOODTV 관계자는 “코로나시대를 맞아 미디어를 통한 온라인 사역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예상하고 준비한 것은 아닌데 팬데믹 상황 속에서 녹톡이 귀하게 쓰임 받고 있어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CTS의 ‘투데이N’은 전국과 해외에 흩어져 있는 CTS의 지사에서 만든 굿뉴스들을 한 곳에 모으기 위해 개설됐다. CTS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인프라를 적극 활용한 것이 눈에 띈다. 더불어 1인 미디어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공간인 ‘N크리에이터’를 투데이N의 중요한 부분으로 할애했다. 문화, 예술, 교육, 교회, 대안학교 등 총 10개의 카테고리에 맞게 정통교단에 출석하는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N크리에이터’로서 활동이 가능하다.

CTS 관계자는 “사용자가 스스로 작가나 시인, 화가, 감독이 되어 창작물을 공유함으로서 나만의 매거진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퍼스널 블랜딩 시대에 다양한 크리스천 콘텐츠가 투데이N을 통해 소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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