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방역강화 해제 환영”…책임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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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방역강화 해제 환영”…책임 더 커졌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0.07.2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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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난 24일 오후 6시 기준 교회 소모임 금지 해제
교계 연합단체 환영…“획일화보다 최적화된 방역 필요”

정부가 지난 24일 오후 6시 기준, 2주 동안 전국 교회를 대상으로 취했던 소모임과 행사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해제 이후 전국 대부분 교회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주일예배를 드리는 모습이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2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앙 부처 및 17개 시도와 함께 교회 방역 강화조치 조정방안을 논의하고, 소모임 금지 조치를 풀기로 결정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보고를 받은 정세균 국무총리는 “대부분 교단과 성도들께서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신 덕분에 최근 교회 소모임 등으로 인한 감염사례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교회 방역강화 조치를 24일부터 해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역 내 감염 확산 우려 등으로 행정조치 유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최근 국내 확진자가 다소 안정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수도권을 비롯해 일부 지역에서만 교회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는 등 지역적 편차도 큰 상황을 고려했다”면서 교회 방역 강화조치 해제 근거를 설명했다. 

중대본은 교회 내 감염이 7월 1~7일 평균 36명, 7월 8~14일 평균 22명, 7월 15~21일 평균 14.6명으로 감소했다며 근거를 제시했다.

하지만 중대본도 밝힌 것처럼 6월 이후 교회 집단 감염 사례는 수도권, 광주, 대전 일부 교회에서만 발생했다. 이를 고려할 때 전국 교회를 대상으로 소모임 금지라는 강화 조치를 한 것은 과도했다는 비판이 여전히 가능하다. 

한국교회는 정부의 해제 조치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발표하면서도, 종교적 상황과 환경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형평성을 잃은 일방적 행정조치였다고 질타했다.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목사)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해제 조치를 다행으로 여긴다”면서 “정부가 다양한 형태와 규모로 산재한 전국 교회에 대해 일관된 규제 조치를 시행한 것은 행정 편의적인 조급함을 드러낸 것으로, 방역당국은 기계적 통계에만 의존하지 말고 집회금지가 아닌 방역에 초점을 맞춰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는 “교회에 대한 방역 강화조치 이후 대부분 교회가 방역지침을 재차 점검하고 더욱 철저히 준수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정부가 제시한 방역지침 준수는 물론 더 높은 자율적 관리를 통해 엄격한 방역을 했음을 고려할 때 (조치 해제는)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교회협은 “정부는 이번 일을 교훈삼아 교회가 감염의 통로나 대상이 아닌 예방과 확산 방지의 주체라는 인식을 갖고 지자체를 중심으로 상시적 소통체계를 만들고 협력하는 방안을 강구하길 바란다”면서 “특정 집단을 향해 획일화된 조치를 시행하면서 스스로 모순에 빠지기보다 지역 상황에 최적화된 조치들을 취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지형은 목사)도 “정규예배 외 소모임을 금지했던 행정조치를 해제한 정부 발표를 환영하며,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 한국교회와 방역당국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목협은 “이번 강도 높은 조치는 온전히 사회를 섬기려고 하는 교회에 더 큰 어려움을 준 것이 사실이고, 국가적 재난 극복의 동반자가 아니라 방해자로 인식하는 모습이 크게 유감”이라며 “정부 당국과 한국교회 사이의 소통 부재 및 협력 파행이 이번 일을 계기로 성숙해지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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