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교회:공적 교회됨의 의미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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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교회:공적 교회됨의 의미를 묻다
  • 백광훈 목사
  • 승인 2020.03.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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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광훈 목사/문화선교연구원 원장

지금 우리 사회는 경제적 비상상황에 놓여있다. 한국교회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큰 도전 가운데 있다.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 예측되는 가운데, 이 재난의 상황 속에서 한국 교회 공동체가 응답해야 할 대내외적 과제는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먼저 이러한 재난 가운데 있는 교회 공동체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먼저, 교회는 재난에 대해 적절한 해석자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교회는 섣부른 판단은 삼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의 신앙인들 또한 재난 속에서 당혹스러움을 느낄 때가 많다. 어떤 이들은 비극적이고 어두운 현실과 전지전능하시고 정의로우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신앙의 회의를 경험한다. 또 어떤 이들은 현실의 경험을 설명하려고 성경의 증언들을 애써 자의적으로 갖다 붙이며 오히려 비극을 외면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닥치는 아픔과 비극은 우리의 지식과 신앙을 동원해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사건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쉽게 설명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러한 비극이 누구 때문에 일어났다거나, 이것도 축복을 위한 과정이라는 식의 설명은 위로보단 사람들의 오해와 공분을 사기 쉽다. 사실 많은 경우 하나님께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우리는 명확히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여 신앙인이 하여야 할 반응은 무엇이어야 할까? 교회는 어떠한 재난의 상황에서건 이에 대한 정죄와 심판자로 자처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교회는 보다 겸손한 자세로 모든 재난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오늘날 인간이 맞닥뜨리는 재난의 많은 부분들이 물신숭배와 같은 원인들에 있음을 돌이켜보아야 할 것이다.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요일 2:16)의 욕망이 오늘날 물질주의적 쾌락주의, 소비지상주의적 삶의 방식을 가져오고 결과적으로 기후변화와 생태계 교란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음을 알 때 회개와 자기반성이 그 반응이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인간과 피조물에 대해 성찰하며 우리 시대의 문화와 문명에 대한 종합적 성찰로 방향을 전환하여 건설적인 논의로 옮겨가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교회가 지닌 공적인 책임을 생각하면서 교회의 예배, 사회적 섬김, 교회 간 연대성을 회복하는 방안을 찾아 사회적 고난과 재난에 응답하는 공공적이고 책임적인 교회로 발돋움해야 하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앙인의 삶을 하나님 나라의 질서 속에서 새롭게 모색하며 책임적인 신앙과 윤리를 실천하여야 한다. 즉, 고난의 자리에 친히 가서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어주고,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 중심의 가치를 삶으로 살아내어 하나님 나라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비록 비극과 재난 속에 있지만, 이를 통해 신앙인의 신앙인 됨, 교회의 교회됨을 이루어가는 한국교회로 새로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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