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기사 : 고소로 비화된 합동측 은급재단 불법대출
상태바
해설기사 : 고소로 비화된 합동측 은급재단 불법대출
  • 승인 2004.05.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맘대로 투자된 공금과 리베이트 행방을 찾아라”

합동총회 은급재단 기금 불법유용 사건이 일반 법정으로 비화된 것에 대해 교단 지도부는 현재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단지 은급재단 사무국 관계자만 동분서주하며 법정비화 사태를 가능한한 최소화하려고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을 뿐이다.

이번에 총회장과 총회 총무, 은급재단 사무국장을 함께 고소한 이신 장로는 “지난 2002년 10월 말경 계약한 벽제 영산추모관의 계약금이 20억원이었는데 이것이 문제가 돼 총회에 재입금하는 등 혼란을 겪은 상황에서 나머지 40억원까지 지출한 것은 그냥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같은 거금이 회의없이 지출될 때는 그만한 리베이트도 지급됐다는 얘기가 된다”고 밝혀 고소건이 리베이트와 관련돼 있음을 보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리베이트 수수에 연루됐다는 말은 없는 상황이다.

합동총회는 세상 법정에 고소하는 것은 성경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 매년 총회가 열릴 때 고소불허를 재확인하고 있다. 이 점을 잘 아는 장로부총회장 출신인 이신장로가 왜 교단안팍의 비난을 무릅쓰고 총회장인 임태득목사를 “은급재단의 불법대출 사건의 몸통”이라고 주장하며 세상법정에 고소했을까.

합동측의 한 그룹은, 납골당 사업으로 큰 이득을 볼 것으로 생각한 은급재단 일부 이사들이 세간에 굉장한 물건으로 평가되는 벽제영산추모관을 총회가 마친 지 한 달 만인 지난 2002년 10월 계약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즉 총회결의는 ‘은급사업을 1년 유보한다’였지만 이미 좋은 부동산이 매물로 나와있어 다급한 김에 계약을 했다는 것이다. 총회의 1년유보결의 때문에 납골당매입 공식회의는 열 수 없었다는 해명이다. 합동측의 은급대출 사건을 이같은 시각에서 본다면, 그것이 불법대출임에도 불구하고 은급재단의 납골당 사건을 ‘개인횡령’이란 시각에서 보는 것은 부당하는 입장이다.

이신장로는 이 점에 대해서 “절차없이 거액이 빠져 나갔고 거금을 빼 낸 장본인의 이름으로등기된 점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고소자, 피고소자의 현재 상황은 매우 첨예하다. 그런데 대구지검에 고소한 고소인이 이신장로 외에 36명이 더 있다는 사실을 통해 피고소인측은 “정치적인 압박”이라며 횡령의 부당성을 재차 강조하는 중이다.

이신장로 외에 고소장에 연명한 사람들은 최근 임태득 총회장을 면직한 남대구노회의, 이른바 개혁파 목사들로 알려져 있다. 납골당사건과 관계없는 남대구노회 개혁파측이 이번 고소사건에 동조시킴으로써 정치적으로 임 총회장 반대입장의 모든 그룹을 묶는다는 전언이다.

이신장로는 임 총회장과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그룹들을 규합할 만큼 임 총회장과는 앙숙이다. 전직 임원이 한 말이다. “한명수 총회장이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여러 얘기가 오간 상황에서 이신 장로가 부총회장도 판공비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안하더군요. 기억으로 1백여만원을 요구했던 것 같습니다. 그 때 임목사가 나는 판공비 받을 생각없으니 장로님만 받으십시오 하더군요. 그래서 판공비 얘기는 쏙 들어갔지요”

다음 회의 때 이신장로가 또 제안한 말 한마디. “총회에 걸린 사진은 모두 역대총회장 사진인데 장로부총회장 사진은 없으니 장로부총회장 사진도 걸도록 합시다.” 당시 임목사는 적잖이 화를 냈고 모두 쓴 웃음을 지으며 회의를 마쳤다고 한다.

이신 장로는 이와 관련 “고의적으로 음해할 목적인 것”으로 “턱없는 음해”라고 격앙했다. 납골당 불법대출, 횡령의혹 고소사건은 “총회가 납골당을 운영하도록 하자”라는 은급재단 사무국장의 제안을 놓고 현재 타협점을 찾는 중이다. 하지만 교단 관계자들은 거액의 헌금이 개인적 판단에 따라 부동산사업에 투자된 상황은 지나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윤영호기자(yyho@uc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