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 다닐 때부터 자료카드를 만들다가, 컴퓨터가 대중화되면서는 목회정보를 파일로 저장해서 관리해오고 있어요. 38년 됐으니까 분량은 정말 많습니다. 꾸준히 자료를 목록화 해둔 덕분에 언제든 정보로 활용할 수 있고, 누가 자료를 부탁하면 금방 찾아서 주고 있습니다.”
대민성결교회 이석민 목사는 1981년 신학교에 갓 입학해서 친구와 함께 목회자료를 모아 보기로 했다. 지금은 인터넷 때문에 자료를 넘어 정보의 홍수시대이지만, 당시 신학생 이석민에게 자료는 늘 부족했다.
모은 자료를 관리하는 카드를 만들어 일일이 분류하고 글로 정리했다. 신문기사와 책 내용도 스크랩했다. 설교 준비를 해야 하는 목회자들에게 자료 관리는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자료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더욱 자료관리가 중요하다고 이석민 목사는 강조한다. 서울시 독산동 소재 대민성결교회를 방문했을 때 이 목사의 방에는 다양한 형태의 자료들로 넘쳐났다. 그의 책상을 보면 데이터베이스 역사를 보는 것 같다. 자료카드와 신문스크랩은 1990년을 넘어가면서 컴퓨터를 이용한 각종 저장장치를 활용해 목록과 내용이 저장되어 있었다.
자료를 무턱대고 모은다고 가치 있는 정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그는 평소 자료 관리를 강조하고 또 실천해왔다.
“저 같은 경우 설교 준비를 월요일에 시작해 금요일에 마무리합니다. 성경을 바탕으로 본문을 준비하고, 자료를 충분히 활용해야 좋은 설교를 할 수 있다는 확신 때문입니다.”
이석민 목사는 소속 교단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이단대책위원회 10년, 연합기관 한국교회연합 등 바른신앙수호위원 6년을 활동한 이단 전문가이기도 하다. 이단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무엇보다 전문자료가 무기이다. 그는 평소 꾸준히 관리해온 자료 덕분에 이단과 소송에 휘말린 적이 없다.
실제 이석민 목사의 자료정리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종합 보물창고와 같다. 설교가 끝나면 일련번호와 성경구절, 사용기록을 등록하고, 예화에도 고유번호를 표시한다. 이 때문에 어느 본문을 가지고 언제 어떤 예화를 사용했는지를 금방 파악할 수 있다.
일반 언론과 교계언론의 주요 시사 기사와 오피니언, 목회정보, 인문학, 주석 등 다양한 자료들도 모아 하나의 프로그램 안에서 항목화 하고 있다. 자료정리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재밌고 즐겁다고 했다. 2,800명이 회원으로 있는 교회 카페를 통해 요청자료를 찾아주는 것도 큰 보람이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활용해 설교를 인터넷에 올리고 있다. 예순의 나이지만 컴퓨터와 온라인 공간을 마음껏 다니며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목회정보를 모으는 일은 부지런하기도 해야 하지만 끈기도 있어야 합니다. 오늘 하지 않으면 내일 힘들어지는 것이니까요. 인터넷에서 돌아다닌 설교를 베껴 쓰면 절대 안됩니다. 오직 성경중심으로 준비하되 다양한 자료를 참고하며 노력해야 합니다.”
이 목사는 컴퓨터를 처음 활용할 당시 한글 디베이스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그 사이 또 프리노트와 같은 프로그램을 쓰다가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든 ‘원노트’를 사용하고 있다. 이름을 들으면 난이도가 있는 것 같지만, 이 목사는 목회자들에게 불필요한 시간을 최소화 하고 자료검색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추천하고 있다. 컴퓨터가 익숙하지 않은 목회자라 하더라도 간단하게 배우면 텍스트와 이미지, 동영상까지 쉽게 저장하고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간에는 목회자료라고 해서 수십만원에 몇 테라 분량의 데이터를 판매되기도 한다. 저작권을 장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스스로 그 많은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이 목사는 돈만 주면 얻을 수 있는 자료를 쓰다보면 목회의 발전이 없다고 조언했다.
이제 목회 후반기를 향해 달려가는 그는 40년 가까이 모아온 자료를 무료로 나누고 있다. 후배 목회자들에게 모든 것을 넘겨주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차원에서 22차례 공개세미나도 개최해 데이터를 활용한 설교준비와 목회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지금도 그는 메일(leesm6026@hanmail.net)로 신청하면 목회자료, 교육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대민성결교회 이석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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