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에 나타나는 예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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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에 나타나는 예배(3)
  • 승인 2004.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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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당 예배

기독교 예배에 많은 영향을 준 것은 회당 예배였다. 예수님은 자주 회당에 들어가셨고 그 예배에 참석하셨으며 회당에서 사람들을 가르치시고 병을 고쳐주셨다. 눅 4:16은 안식일에 회당 예배에 참여하시는 것이 예수님이 늘 해 오시던 일임을 알려준다. 또한 바울이 유대인의 회당을 중심으로 전도활동을 한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그는 데살로니가에서도 유대인의 회당을 발견했고 회당 예배에 참석했다(행 17:2). 누가는 안식일에 회당 예배에 참석하는 것은 바울에게도 늘 ‘해오던 일’이라고 써놓았다.

예수님만이 아니라 바울도 회당 예배에 적극적으로 참석하였다는 것이 기독교 예배가 회당 예배를 직접 물려받은 것이라는 증명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예수님, 교회의 기초를 놓은 사도들, 그리고 초대 기독교인들이 회당 예배에 익숙해 있었다는 증거는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기독교 예배가 회당 예배의 형태를 거의 그대로 수용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을 수는 있을 것이다. 따라서 회당 예배를 비교적 자세하게 고찰하는 것이 신약성경의 예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회당은 다른 나라에 거주하던 유대인에 의해서 세워졌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회당은 유대 본토로 확산되었다. 예수님 당시 팔레스틴에만 적어도 약 480개의 회당이 있었다는 기록도 있는데, 웬만한 유대인 거주지에는 어김없이 회당이 세워져 있었다는 것은 신약성경으로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

회당이란 처음에는 다른 나라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의 편의와 필요에 의해 나타난 임시 방편이었으나 차차로 그 독자적인 역할을 인정받게 되었다. 그러나 성전이 남아 있는 동안은 그것은 언제나 유대사회의 구심점이 되지는 못했다. 서기 70년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자 회당과 그 예배는 유대교의 여러 요소 중 마지막 한가지, 율법을 보존·유지·전달·발전시키는 역할을 수행했다.

회당의 주요 기능은 예배와 율법, 교육이었고 예배의 주요 요소들은 찬양, 기도, 가르침에 있었다. 특히 후세에 대한 교육은 랍비 문화의 출현과 함께 회당의 아주 중요한 기능이 되었다. 이러한 특별한 목적으로 회당이 지어지기는 했지만 사람들은 회당을 신성시하거나 특별한 장소로 생각하지 않았다.

회당의 구조는 앞 쪽 벽에 율법서나 선지서들을 보관하는 율법 상자가 있었고, 그 앞에 한 사람이 앉아서 가르칠 수 있는 의자(‘모세의 의자/자리’라고 불림, 마 23:2 참고)가 있었다. 눅 4:20을 참고하면 중앙에 높은 단이 있어서 그곳에 율법서/선지서를 놓고 읽을 수 있었다.

회당장이 모든 것을 관리했고 회당지기와 ‘하잔’이라 불리는 사찰이 따로 있었다(눅 4:20 참고). 회당장이 주로 예배를 인도했지만 고정된 역할은 아니었다. 모인 사람들 가운데서 이러한 일을 하도록 회당장이 지명하기도 했고 처음 그 자리에 참석하는 낯선 사람이라도 설교를 할 수 있었다. 그들은 주로 안식일, 월요일, 목요일에 모였고, 축제일에는 예루살렘을 찾지 못한 사람들, 즉 남아있던 사람들이 회당에 모였다.

회당에서의 예배 형식은 처음에는 아주 단순했었는데 점점 발달했다. 따라서 예배 형식이 발견되는 문서가 어느 시대의 것이냐에 따라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Mishna가 형성되던 시기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았다.

①Shema(‘들어라 이스라엘’로 시작하는 신 6:4~9; 11:13~21; 민 15:37~41)의 낭송 ②기도(‘열 여덟 가지 기도문’을 외우는 것) ③율법서 낭독 ④선지서 낭독 ⑤감사기도 ⑥통역 및 설교 ⑦축복(제사장이 없는 경우 기도로 대신했다). 예수님 당시에도 이러한 형태였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기독교 예배 형태가 회당 예배와 놀랄 만큼 일치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신학자들이 기독교의 예배는 회당 예배에서 발전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최소한 이런 추측을 뒤엎을 만한 논리를 발견할 수 없다. 물론 내용적으로 보면 기독교 예배는 회당 예배를 그대로 넘겨받은 것은 아니다.

우리가 살펴보아야 할 과제는 기독론적 요소가 들어있지 않는 이 예배가 어떻게 기독론적 예배로 발전하고, 구약만 낭독하던 유대민족의 예배가 어떻게 범 세계적 색체를 띠며 신약성경을 사용하게 되었는지 등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작업이다.

요약해 보면, 회당 예배에는 제사 의식이나 그런 개념이 전혀 들어있지 않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예배였으며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며 하나님의 율법과 예언을 모두에게 확인시키고 복종하게 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었다. 양면성이란 ‘예배’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하나님을 위한’, 혹은 ‘하나님께’ 올려 드리는 인간편의 무엇이 있었던 반면에,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한’ 하나님의 무엇이 함께 있었다는 의미이다.

쉐마, 율법과 선지서의 낭독, 통역이나 설교, 축복 등이 하나님에게서 백성에게 주어지는 부분이고 찬양, 감사 등이 백성에게서 하나님에게 드리는 부분이었다.

정훈택교수 / 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 신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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