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움직여야 음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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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움직여야 음악이 된다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9.06.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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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 - 79

구두쇠 아버지는 진학에 실패하고 낙심해 있는 아들에게 뜻밖의 재수를 아낌없이 지원해 주셨다. 그러나 상고 출신으로 갑자기 인문대학 입시를 준비한다는 것이 그리 녹녹치 않았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돈 벌면 되는 줄 알았다가 제대로 사람 구실 하려면 대학공부가 필요한 줄 뒤늦게 깨닫고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몸부림치던 어느 날, 나는 신학생이 돼 있었다. 중학교 시절 성령세례를 체험하고 철없이 서원했던 목회자로 준비되고 있었다. 그 후 사십 여년 치우침 없이 목회의 길에 붙들려있다.

서울대학교 졸업식에 ‘방탄소년단’을 만들어낸 기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방시혁이 초청받아 축사를 했다. “공부 좀 한다하면 모두 ‘법대’를 지원하는 분위기에서 ‘미학’을 택했고, 재미있고 좋아서 열심히 했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음악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결정적 계기도 그 어떤 꿈도 없었다. 굳이 말한다면 내 속에 있는 불만들이 분노가 되어 꿈처럼 되었다”는 것이 중요한 내용이다.

“무엇이 당신의 삶을 끌고 가는가? (What drives your life?)” 이에 대해 답이라도 하듯 릭 워렌(Richard Duane Warren)은 ‘목적이 이끌어가는 삶(The Purpose Driven Life)’이란 책을 써서 뉴욕타임스가 선정하는 베스트셀러작가가 됐다. 인류의 보편적(universal)질문에 주관적(subjective)인 답을 고집한다는 것처럼 위험한 일은 없다. 아무리 잘해도 ‘목적’이 세워지는 순간 ‘유물론적 이원론’의 함정을 피해갈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수고와 성취는 시기심에서 발동한다.(Motive for success is the driving force of envy and jealously. Ecclesiastes 4:4)”고 했다. 그러나 사람이 규정하고, 정의를 내리고, 그렇게 합의가 이뤄진 ‘프레임’은 더욱 사람을 옭아맨다. 자유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세상에는 성공하고 출세한 사람이 많다. 그래서 그런 사람은 기회만 되면 어떻게 하든 상대방을 자신의 ‘틀’속에 집어넣으려고 애를 쓴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자신도 평생에 행복하지 못하고, 멀쩡하게 사는 남을 종종 불행으로 몰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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