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초밥도 귀찮아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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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초밥도 귀찮아질 때가 있다
  • 차성진 목사
  • 승인 2019.05.22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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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세대와 소통하는 글쓰기 ③

이렇게 억울한 일이 또 있을까요? 얼마 전 마친 프로젝트를 축하하기 위해 회식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틀 전에 장염이 걸려서 식욕이 싹 사라졌습니다. 회식 장소는 초밥집이었고, 퀄리티 좋은 무한리필 집이라 눈치 보지 않고 양껏 먹을 생각에 며칠간 두근거려 잠도 잘 못 이뤘는데 말입니다. 

한창 아픈 시기는 조금 지났는데, 식욕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서 도통 아무 것도 입에 넣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내심 그래도 연어초밥인데, 식도에서 하이패스 바로 찍고 통과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결국 그 날 제로 콜라 두 잔만을 마시고 자리를 마쳤습니다. 식욕이 없다는 것이 그렇게 무서운 것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사실 우리가 맞이할 독자와 회중들 또한 이와 비슷한 상황입니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이야기에 그다지 식욕이 있지 않습니다. 이미 세상의 숱한 이야기의 홍수 속에서 굳이 우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긴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좋은 서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보통 서문의 기능으로 ‘집중, 분위기 환기’ 등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서문의 가장 큰 역할은 이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해주는 일입니다. 글 초반에 썼던 표현을 활용해서 이야기하면, 서문에서 식욕을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어떤 설교문을 보면, 너무 성급하게 본문 해석을 바로 시작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이 경우, 아직 성도들은 우리가 왜 그 이야기를 들어야하는 지 설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나 그 상태에서 설교도 길어지고 내용도 쉽지 않을 경우, 성도들은 마치 목사님의 개인 연구 결과 발표를 듣고 있다는 느낌마저 받게 되죠. 식욕 비유를 다시 한 번 활용해서 설명한다면, 배고프지도 않고 먹을 이유도 없는 음식을 억지로 누군가 먹이는 것과 비슷한 양상인 것입니다.

이것을 아는 것이 왜 중요한 지를 서문 단계, 시간으로 치자면 첫 5분 내에서 충분히 설명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적지 않은 요릿집에서 일부러 가게 앞을 향해 환풍구를 설치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음식 냄새를 통해 먼저 식욕을 끌어올리려는 계획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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