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와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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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철도와 교회
  • 승인 2004.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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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운행을 시작한 고속철도는 몇 가지 문제점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순조롭게 운영되며 한국 철도역사의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교회는 고속철도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큰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졌음을 알게 된다.

한국에서 철도가 걸어온 길은 교회가 걸어온 길과 세 가지 면에서 비슷한 점들이 있다. 하나는 그 출발 시기이다. 1899년에 증기기관차 넉 대, 객차 여섯 량, 화차 28량으로 경인선이 개통된 것이 우리 나라 철도 역사의 시작인데 한국교회의 거의 비슷한 시기에 출발했다. 인천과 서울을 연결한 것이 철도 역사의 첫걸음이었는데 언더우드를 비롯하여 인천에 상륙한 선교사들이 서울로 향한 길은 한국 교회 역사에서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또 하나는 눈부신 발전이다. 철도는 빠른 속도로 발전해서 105년만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고속 철도 시대를 열게 되었는데 교회도 백 여 년의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 경이적인 팽창을 이룩했다.

또 하나는 사람들의 생활에 놀라운 변화를 주었다는 점이다. 바울이 아시아와 유럽의 갈림길에서 유럽으로 향한 것이 두 대륙의 운명을 갈라놓은 것처럼 철도역사의 초기에서 철도 통과를 반대하거나 다른 이유로 철도가 부설되지 않은 도시들은 성장이 정지되거나 후진 도시가 되었고 반대로 허허벌판과 같은 곳이었으나 철도가 부설되고 나가서 철도의 분기점이 됨으로써 모습이 완전히 바뀌어진 도시들을 여럿 찾을 수 있다. 한국에 들어온 교회도 사람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미쳤고 변화를 주었다. 이 변화는 정신적인 면은 물론이고 교육, 의료 등 사회전반에 걸친 것이었다.

고속철도는 무엇보다도 ‘가까워지도록’ 하는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지방, 도시와 도시가 가까워질 것이다. 교회도 사람들을 가깝게 만드는데 고속철도 이상으로 기여하기 위해 분발해야 한다. 교회는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마음이 가까워지도록 힘써야한다. 물리적·화학적으로 가까워지고 하나되는 일을 일으켜야 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고속철도를 선교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선교는 ‘복음은 그 시대에서 가장 발달된 방법을 통해서 전파되어야 한다’는 원칙 밑에 진행되어 왔다. 바울 사도는 로마의 잘 닦여진 도로를 활용해서 광범위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고 마르틴 루터는 인쇄술을 활용해서 종교개혁운동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었으며, 19세기에 해외에 선교하러 나가는 이들은 발달한 선박과 항해술의 혜택을 많이 보았고 지금은 전파, 디지털, 인터넷 등이 선교에 잘 활용되고 있다.

이제 고속철도 시대가 열렸는데 이 고속 철도를 복음전도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은 한국의 모든 교회가 안게 된 과제이다. 특별히 북방선교에 고속철도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고속철도를 도입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남북철도, 중국횡단철도(TCR: Trans China Railway),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Trans Siberia Railway)와 연결에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고속철도를 통해 북한, 중국, 러시아, 유럽과도 가까워질 날이 곧 올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와 같은 상황변화를 선교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 문제를 가지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고속철도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선물이다. 한국교회는 이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감사한 마음을 갖도록 힘써야 한다. 그리고 이 선물을 어떻게 값지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 이 문제의 답을 진지하게 찾아야 한다.

유관지목사·목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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