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남는 문제는 ‘주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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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는 문제는 ‘주권’이다
  • 승인 2004.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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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7대 총선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 정당 국회의원이 얼마나 뽑혔냐는 숫적인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주권을 행사하였냐는 문제다. 내가 이 나라의 주인이고 주인인 국민들을 제대로 대변할 정당과 인물을 책임감을 가지고 선출했는지가 중요하다. 선거의 결과는 바로 우리 국민들의 수준이고 그 수준에서 이 나라의 살림살이는 규정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주권이란 총선 대선처럼 선거를 통하여서만 행사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감시해야한다. 요구해야한다. 뒷받침해야한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국민의 주권을 존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아니 두려워 떨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일꾼이라는 사실을 망각하지 못하도록 해야한다.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연구하지 않고 정책을 개발하지 못하는 정치인들은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해야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의 고난과 죽임을 당하신 근본 뜻은 어디에 있고, 부활 승리하신 그 열매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사람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의 상속자로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신 것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피안의 세상으로 도피하는 사람들이 되어서는 안된다. 지금 여기에서 하나님의 나라의 주권을 가진 자로서 존엄성과 책임성을 누려야한다.

나는 이 땅에서 부모와 가정을 잃고 거리를 헤매며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며 살던 청소년들이 어떻게 새로운 존재로 태어나는 지를 목격하곤 한다. 자신이 공동체의 주인인 것을 깨닫는 아이들은 성장하기 시작한다. 예수께서 이룩하신 일이 무엇인지를 단지 논리적 차원에서만이 아니라 공동체 생활을 통하여 깨달아가면서 아이들은 변화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당당해지는 것이다. 세상에서 자신이 가진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부모와 가정을 잃었을지라도 거리생활을 하면서 몸에 밴 문제행동으로 인해 또 다시 넘어진다하더라도, 공동체에서 자신이 주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변화되기 시작한다. 책임감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책임감은 결코 무거운 것만이 아니다. 책임감으로부터 진정한 기쁨은 생겨나는 것을 알아가기 때문이다.

얼마전 청소년들 13명과 교사 3명이 검정고시를 준비하기 위해 캠프를 다녀왔다. 그런데 이번에 검정고시를 치룰 청소년들은 10명이었고 3명은 지원을 위해서 함께 캠프에 합류한 것이었다. 교사들은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함께 독서를 하는 정도에 그쳤다. 식사와 간식을 준비하고 휴식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지원조로 함께 떠난 청소년들의 몫이었다. 이들은 10명의 친구들이 공부에 전념하고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가장 좋은 여건을 마련해주기위해 애썼다. 지금까지 다양한 캠프를 많이 다녀왔지만 학습캠프는 처음이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일주일동안 학습에 전념할 수 있다는 것에 무척 놀라워했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도울 수 있었다. 검정고시를 치루고 아이들은 서로 부등켜안고 울었다.

나는 이번 총선을 통하여, 결국 우리 국민이 주권의식이 더욱 심화되길 바란다. 특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건강한 주권의식을 갖게 되기를 기도드린다. 주인이 된 자만이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진정한 기쁨을 알 수 있을 때에 우리는 정치개혁이라든지 강대국 틈에서 민족의 자주를 지켜내는 일이라든지 경제발전들을 이뤄낼 수 있다. 우리 교회는 무엇보다 이 나라 국민들이 하나님 나라의 주권자라는 사실을 알리는 일에 보다 정성을 다해야한다. 지금 여기에서.

김현수목사·들꽃피는 마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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