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첫 '언어폭력 및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상태바
예장 합동, 첫 '언어폭력 및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04.04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3일 교단 산하 목회자와 교회직원 대상...참석률은 저조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이승희 목사)가 지난 1~3일 전국 3개 권역에서 ‘교회 내 언어폭력 및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산하 목회자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단 차원에서 처음으로 시행된다는 점에서 이번 예방교육의 의미는 컸다. 특히 이번 예방교육은 지난해 교단 소속 목회자의 그루밍 성폭력 발생 이후 이승희 총회장의 전격 공약으로 시행됐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 2일 서울 대치동 총회본부에서 진행된 두 번째 교육에는 약 70여명이 참석하는 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참석률은 더욱 저조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날 대구동신교회에서 열린 첫 교육도 약 100여명 선에서 그쳤다.

교단 통계기준 부교역자를 제외한 합동총회 목회자는 2만3,726명이나 된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담임목회자보다 부교역자 참석자들이 더 많았다는 사실도 과제로 보여졌다. 

교육을 받은 한 참석자는 “아직은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는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목회자들 사이에서 있는 것 같다. 또 교육을 받았다고 하면 오해받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예방교육에서 다뤄진 강연들은 매우 유익했다. 목회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언어폭력이나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무엇이 기준인 줄 알고 경각심을 스스로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계속교육도 필요해 보였다.

서울경찰청 강력계 박하연 경위는 “교회 안에서 목회자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행동한 것이 아니더라도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껴졌다면 성폭력 구성요건이 성립된다는 것을 알고 행동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성폭력은 철저하게 피해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성폭력만큼이나 목회자들이 주의해야 하는 것이 언어폭력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박 경위는 “목회자의 권위는 스스로가 아니라 타인들이 자발적으로 인정해주고 존경해 줄 때 빛이 난다”며 “문제라고 느끼지 않았던 언어사용도 폭력으로 간주돼 형법상 명예훼손과 모욕죄가 성립되는 것으로 세상이 변하고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른바 젠더(성인지) 감수성이 권위자일수록, 기성세대일수록 더 민감해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행복한 직장 카운슬러’ 양은숙 강사는 “교회 사역자는 성 차별적 고정관념과 폭력적 언행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품격 있는 언어생활을 실천하고자 하는 자기성찰이 필요하다”면서 “신체적으로는 물론이거니와 언어적, 시각적 성희롱을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 안에서 발생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해 목회자들이 상담하고 돌볼 때 취해야 할 부분도 예방교육에서는 다뤄졌다.

대전폭력예방 통합교육연구소 최영미 소장은 “비밀을 지켜줄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어야 하며 무엇보다 피해자의 회복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며 “별 것 아니라고 치부하지 말고 피해자의 관점에서 전문가에게 빠른 도움을 요청하고 신고제도에 대해서도 알고 있엉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하연 경위 역시 “피해자에게 피해사실에 대한 침묵을 강요해서는 안 되며 상담을 하면서 피해자가 수치심을 최대한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하며, 특히 아동에게 성폭력 구성요건 때문에 수치심을 느껴야 한다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주의했다.

교회 내 언어 및 성폭력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부총회장 김종준 목사는 “세상의 지적과 요구에 앞서 먼저 했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예방교육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총회 산하 모든 목회자와 교회 직원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적극 동참해 주길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한편, 합동총회는 오는 5월 13~15일 광주겨자씨교회에서 제56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에서 약 3천여명 목사와 장로를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한 차례 더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