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결렬, 우리만의 로드맵 필요”
상태바
“북미정상회담 결렬, 우리만의 로드맵 필요”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9.03.10 2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7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과 한반도평화’ 특별좌담
“상호 인식차 때문에 결렬… 교회는 희망 키워야 한다”
▲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과제를 모색한 특별좌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와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기대를 모았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이 났다. 열흘이 지났지만 양국은 회담결렬의 책임을 서로에게 미루고 있다. 북한은 미국의 감시를 버젓이 알면서 미사일 발사 징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르며 여전히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제기됐다. 

한반도평화연구원(KPI)과 한국기독교언론포럼,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가 지난 7일 서울 종로 낙원상가 내 청어람홀에서 개최한 특별좌담회에서, 패널들은 우려보다 더 다양한 가능성과 희망이 존재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박원곤 교수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은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 조치와 북한이 바라는 경제제재 요건과 범위가 달랐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남한을 포함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생각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생각한다는 점에서 비핵화 정의조차 합의되지 않았다”고 결렬 원인을 근본적으로 찾고자 했다. 

회담 결렬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모두에게 상처를 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IBK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김정은이 입었을 심적 타격이 컸을 것으로 분석했다.

조 박사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와 다른 새로운 북한 경제를 이루고자 했던 김정은의 구상에 차질이 생긴 것”이라며 “장마당 중심의 북한 내부 시스템 때문에 경제제재는 지도부만 부담을 주고 있지만 앞으로 제재가 지속된다면 원자재와 설비수입 등에 차질이 생겨 민생경제에까지 한계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뿐 아니라 한반도 주변 당사국, 전 세계가 갖는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협상 테이블의 유지이다. 북미 정상 역시 테이블을 엎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얼마든지 다시 테이블에 앉아 논의를 재개하면 된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다. 

조봉현 박사는 “이번 북미 간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서로 구체적인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어렵지만 이르면 올 하반기에도 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이런 때에 우리 정부가 단순한 중재자가 아니라 한반도의 당사자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박사는 “그 절충점이 남북 경협과 철도 연결로 이뤄질 수 있다”면서 “남북경협은 미국의 대북제재 리스트를 준수하면서도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할 수 있는 자극점이 될 수 있고,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북 제재대상에서 관광분야가 제외되어 있기 때문에 당장의 가능성은 개성공단보다 금강산관광 재개가 더 크다. 

박원곤 교수는 “북한 경제제재는 미국 의회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고, 미 의회가 갖고 있는 6번째 원칙은 북한 내 수용소를 폐쇄해야 한다는 인권문제에 있다. 결국 현재로서는 대북제재를 해제하기는 매우 어려운 구조”라며 “결국 우리가 만든 로드맵을 가지고 북한과 미국이 협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도적 역할을 주문했다. 

남북나눔 이사장 지형은 목사는 “동독 라이프치히교회가 촛불기도회를 열며 희망을 키워 독일 통일을 이뤄냈던 것처럼 한국교회 역시 희망의 상상력을 키워야 한다. 진보와 보수교회가 오늘날과 같이 통일문제에 있어서 교집합을 이룬 적이 없다”면서 “한·중·일 기독교인들이 평화 프로세스를 갖추는 등 해외교회와 연대를 강화하고 남북 간 사회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오고가는 연대를 이뤄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대 조동준 교수는 “북한은 정상국가로 가는 길을 배우는 중이며 그 학습과정을 멈추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 내 인권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야겠지만 창피를 주듯이 떠들썩하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