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목회자가 신뢰할 ‘투명성과 실용성’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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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목회자가 신뢰할 ‘투명성과 실용성’ 갖춰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9.02.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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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회 개혁과제를 진단한다 ② ‘총회주일헌금’ 현실화 어떻게 가능할까?

세례교인 1인당 1만원으로 책정된 ‘세례교인 의무금’은 총회주일헌금으로 대체된다. 5년 전에는 총회주일을 지키고 그 주에 모아진 헌금을 총회로 보내는 형식이었다. 주일헌금 전액을 보낼 수 없는 교회들은 100만원 정도로 최소한의 의무만 표하기도 했다. 교회가 한 주간의 헌금을 전부 총회로 보내는 것 자체가 교회 예산 운용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2014년 ‘세례교인 의무금’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총회에 소속된 세례교인들이 의무적으로 1년에 1만원의 헌금을 하도록 한 것이다. 세례교인 헌금은 예장 합동과 통합, 기장 등에서 오래 전부터 시행해오던 제도로 교회의 일방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도들이 총회에 대한 소속감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제도이다. 

주일헌금 외에 다양한 특별헌금에 익숙한 성도들에게 1년에 1만원의 세례교인 의무헌금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문제는 세례교인 의무금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고, 교회에서 적극적으로 헌금을 의무화하지 않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7,000교회 대형교단에서 총회주일헌금이 5~6억에 불과하다는 부끄러운 자화상 뒤에는 오랜 시간 쌓여온 총회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소위 ‘재정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7,000교회를 설득할 명분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 총회주일헌금인 ‘세례교인 의무금’이 적정한 수준으로 납입될 수 있을까? 

백석대신총회 1년 예산이 20억원에 불과한 것은 분명 낯 뜨거운 현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총회가 저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남부순환로에 위치한 현재 총회관에 입주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1,500일 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우리 총회가 얼마나 저력이 있는 총회인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3년 10월 독립 건물로 총회의 위상을 대외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총회관을 건립하겠다고 나선지 2개월 만에 약정헌금 100억원을 돌파했고, 1년 6개월도 안되서 100억원대의 건물을 구입했다. 지난 2017년 11월 현재 총회관 입주까지 1,500일 만에 150억원의 헌금이 들어왔으며, 20억원의 부채를 탕감하고 200억대의 총회관이 위풍당당하게 세워졌다. 다시 말해 ‘명분’이 분명하다면 크고 작은 교회들이 헌신하여 무엇이든 이루어 낼 수 있는 교단이 바로 백석대신총회인 것이다. 

총회관 건립뿐만이 아니다. 영성대회에 들어가는 대규모 예산이나, 선교사 대회 등에서도 항상 모자란 적 없이 헌신했다. 물질과 더불어 인원 동원이나 참여도에 있어서도 단연 국내 교단 중에 최고라고 할 수 있다. 부활절연합예배는 서울과 수도권의 크고 작은 교회들이 성도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1만5천석의 연세대 노천극장을 가득 채우고도 자리가 모자라 돌아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연말에는 어떤 교단도 하지 못한 성탄트리 점등식을 지난해까지 세 차례나 진행했다.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법한 저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유독 ‘총회주일헌금’만 헌신도가 낮은 것일까? 한 목회자는 “총회주일헌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없다. 총회만을 위한 사업에 사용되는 것인지, 목회현장과 교회를 위해서도 쓰이는 것인지 정확한 사용 목적이 세워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총회는 총회주일헌금의 사용처에 대하여 국내외 선교, 농어촌 및 미자립교회 지원, 총회 전산시스템 구축, 은퇴교역자지원과 복지사업, 총회 교육사업 등에 사용된다고 홍보하고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런데 총회원들이 내는 헌금에서 선교와 복지, 교육 등에 사용되는 금액은 매우 제한적이다. 상회비를 포함해서 총 20억원에 달하는 예산은 사실상 총회본부 운영비와 직원 급여에 사용되고, 각 상비부서가 제출한 사업예산에 배당된다. 이런 불만이 가중되자 지난해 임원회에서는 직원 급여를 삭감하고 총회주일 헌금의 70%를 목회자 연금에 적립하기로 했다. 
그나마 지난해 총회주일헌금이 늘어난 것은 목회자 연금에 적립한다는 유충국 총회장의 공약에 따른 것이었다. 올해는 연금적립마저 다시 폐지되면서 굳이 정성껏 헌금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한 실행위원은 “총회주일헌금으로 목회자 최저생계비를 지원하거나 개척교회를 돕는 교단이 있다”며 “우리 총회도 목회자들이 총회에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도록 헌금 사용처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장 합동의 경우 세례교인헌금으로 총신대 인재양성, 목회자 최저생활비 지원 등의 사업에 사용하고 있으며, 기장은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총회선교주일과 ‘개척’을 목적으로 하는 개척선교주일을 지키고 있다. 교회 경상비를 의무적으로 총회에 보내는 기감과 기성의 경우도 미자립교회 지원과 신학교 지원 등 인재를 키우고, 교회를 세우는 다양한 목적에 헌금을 사용한다. 

백석대신총회도 재정난이 심각하다는 이유로 총회운영과 사업에만 투자할 것이 아니라, 총회주일헌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와 목회자들의 필요를 반영한 정책수립으로 신뢰를 얻어야만 현실적인 헌금 납부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총회주일을 지키지 않거나 세례교인 의무금을 정확하게 보내지 않는 교회에 대한 엄격한 원칙도 정해서 총회 소속된 교회라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임을 인식시키는 일관된 대응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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