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어려움이 난민들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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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어려움이 난민들 때문인가?"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9.02.2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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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통합 인권선교정책협에서 이일 변호사 발표
▲ 제103회기 예장 통합 총회 인권선교정책협의회가 지난 2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주님은 오늘날 상처 입은 난민의 얼굴로 우리를 찾아오신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림형석 목사, 이하 예장 통합)가 지난21일 인권선교정책협의회를 열고 ‘난민인권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주제강의에 나선 공익법센터 APIL의 이일 변호사는 “한국교회는 왜 난민을 보호해야 하는가”라고 질문하며 “이미 한국 사회에는 220만 여명의 외국인들이 함께 공존하며 살고 있어서 외국인이 문제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난민제도가 운영 된지 24년이 넘었고, 난민 혹은 이에 준하는 지위를 얻어 사는 난민들도 2천여명이 넘기에 난민이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부정적인 난민에 대한 초기의 반응”과 관련해 “단지 ‘낯섦’에 대한 반응이, 생소한 이웃에 대해 어떻게 함께 지내야할지 익숙하지 못했던 한국 사회의 시민들의 반응이, 특히 한국사회의 각박한 삶의 지표들과 결부된 부분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히 이 변호사는 “독일에서는 ‘난민’과 관련해 “사회에서 이미 존재하는 불안을 투영하는 대리자라는 말이 있다. 완전한 타자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그러한 사회 속 짐을 이유 없이 떠안게 된다는 말”이라며 “이와 같은 편견은 정확하지도 않고, 해결책도 아닐뿐더러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문제와 구조적갈등을 은폐하고 모든 문제를 특정 소수집단에서 기인한 것으로 돌려 혐오를 조장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사회의 낮은 고용지표가 과연 난민들 때문인가? 난민들을 추방하면 청년실업이 해결될 것인가? 여성에게 안전하지 않은 한국사회의 오래된 모순과 차별적인 모순이 과연 난민들 때문인가?”라고 역설하며 “난민들은 한국사회가 떠안고 있는 깊은 불안을 말없이 대리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교회의 측면’으로 끌고와 “난민들이 한국교회의 이미 존재하는 깊은 불안을 투영하여 대리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사회적으로도 영적으로도 침체되고 어렵다. 교회사적으로 일정한 역할을 감당해왔다고 이해했던 한국교회는 사회에서 존경은커녕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교회는 말씀의 능력을 잃어가고 있고, 기도가 끊기고, 교회학교가 붕괴해 가고 있고, 성령의 능력도 희미해져 가고 있다. 이러한 ‘이미 존재하는 교회의 위기’가 갑자기 타자를 향해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나 죄인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하나님을 경배하는 교회는 오히려 모든 차별적 시선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난민과 공존한 적이 없던 한국사회의 오해로 일부의 염려와 두려움, 혐오, 경멸이 난민들을 향해 가해질 때 난민들 앞에서 화살을 대신 맞고, 곁에 서서 함께 손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성경의 관점에서 난민에 대해 “주님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라며 “오늘날 주님은 바로 상처 입은 난민의 얼굴로 우리를 찾아오신다. 성경에 근거한 교회가 난민들의 고통을 껴안고 난민들을 환대하지 않는 것이 성립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한용길 사무처장(사단법인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이 ‘현장의 목소리-제주난민 현황과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발제했고, 콩고출신의 여성이 ‘당사자의 목소리-난민 당사자의 증언’을 발표했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2019 총회 인권선교정책협의회 인권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들과 함께 강도만난 자의 이웃이 될 것”이라며 “쓰러져 있는 ‘어떤 사람’을 향해 인종, 종교, 성별, 연령, 계급을 묻지 않을 것이다. 그를 부축하여 함께 걷고, 돌보는 ‘어떤 사마리아인’이 되어 왼손이 모르는 오른 손의 역할을 묵묵히 감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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