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의 자녀교육 - 명사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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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의 자녀교육 - 명사와의 만남
  • 승인 2004.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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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비전도학교 교장 여 운 학 장로 “백년의 미래를 내다보는 신앙교육 필요”

편집자로 50년 출판외길을 걸어온 전 규장 대표 여운학장로(72·분당중앙교회). 한경직목사, 김용기장로, 장기려박사 등 편집자의 존경심이 묻어나는 인물에 한해서만 출판을 허락하는 고집스러움은 가족들에게 ‘고생’이라는 기억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다. 인생의 또 다른 출발점에서 막내 아들에게 출판사를 물려주고 이슬비전도학교와 303비전스쿨 등을 통해 참 그리스도인 육성에 매진하고 있는 여운학장로는 자신의 다섯 아들 외에 믿음의 자녀 여럿을 두고 있는 다복한 아버지다.

여운학장로가 펼치고 있는 ‘303비전운동’은 30×3을 뜻하는 수로 한 세대를 바르게 육성하는데 30년의 시간을 투자하고 이렇게 3세대를 양육할 경우 1백년의 미래를 밝힐 수 있다는 깊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렇듯 미래를 계획하는 303비전은 현시대에 대한 우려에서 출발한다.

미래의 희망을 일구는 303비전

“요즈음 사회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희망이라고는 발견할 수 없습니다. 특히 양육되는 세대들에게서는 더더욱 그러하죠. 크리스천에게서도 겸손한 삶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모두들 ‘나’만 아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어요.”

절망의 시대를 희망을 바꾸려는 그의 노력은 먼저 교회 지도자를 변화시키는 일부터 시작됐다. 이슬비 장학회를 통해 목회현장을 이끌어갈 차세대 교회지도자를 육성하고 있는 것.

신대원생을 대상으로 온유하고 겸손하며 진취적인 인물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한다. 그 이면에는 여장로가 늘상 강조해온 ‘성경암송’이라는 조건이 붙어있다. 말씀을 마음속에 모시고 사는 삶을 위해서는 성경 읽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성경을 암송하는 것은 유대인의 교육방식이죠. 그들은 모세5경을 중심으로 만들어낸 탈무드를 암송시킵니다. 하물며 신구약 정경을 접하는 우리들이 성경을 암송하는 것으로 교육을 시작한다면 아이들의 미래가 결코 어두울 수 없습니다. 태아교육부터 성경암송으로 시작하고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성경을 암송하도록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교회지도자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말씀을 마음속에 두고 암송을 반복하면 그 말씀대로 살지 아니할 수 없겠죠.”

성경암송과 303비전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방식을 통해 확고한 교육철학을 세워놓았지만, 사실 자신의 자녀들에겐 성경암송을 통한 303비전 교육을 시키지 못했다. 여장로와 하나님과의 만남이 마흔이 넘어서야 시작됐으니 특별한 신앙교육을 말할 수 없을 법도 하다. 다만 그는 아이들에게 본이 되는 부모가 되길 원했고 한 가지 꼭 지켜야될 원칙을 강조했다.

그것은 ‘거짓말’에 관한 원칙이었다. 다섯이나 되는 아들이 이리 저리 뛰어 놀다보면 부모에게 야단맞을 ‘사고(?)’를 치는 일이 한 두건이 아니었다. 범인을 색출하기 위한 아버지의 추궁이 시작되면 아이들은 입을 꾹 다물고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는 아버지 여운학장로가 거짓말을 용남치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거짓말을 가장 싫어한다. 너희가 진실을 밝혀 다른 사람을 고자질하는 형태가 된다면 차라리 묵비권을 쓰거라. 거짓말은 용서치 않지만 묵비권은 인정해주마.”

어떠한 경우도 거짓말은 안돼

어려서부터 어떠한 경우에도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그는 도산 안창호선생의 말을 자주 인용했다. “꿈에 거짓말을 하였거든 깨어서라도 그것을 반성하라.” 이런 교육의 결과는 어떤 아들에겐 어리석을 만큼 고지식함으로 나타났고 또 다른 아들에겐 비교적 정직함으로 나타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한 번의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을 낳게 되죠. 최후 승리는 진실에 있습니다. 진실과 거짓은 언젠가 드러나는 법이죠. 이 원칙은 규장의 직원들에게도 적용됩니다. 직원의 실수로 아무리 큰 사고를 내어도 진실을 말하면 용서하지만 진실을 숨기려고 거짓 변명을 늘어 놓으면 그땐 용서가 없다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아들들에게 거짓없는 삶을 강조했다면 그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는 아버지로 살고자 노력했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곧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다섯아들을 키우다보면 손에 몽둥이를 잡을 법도 하지만 여장로는 절대 체벌을 하지 않았다. 단순히 기합을 주며 자신의 잘못을 기억해내게 했다. 그가 체벌을 하지 않은 이유는 체벌에 감정이 섞이기 때문이다.

뒤늦게 예수님을 영접하고 난 후 새벽기도를 거르지 않을 정도로 열심을 다해 하나님을 믿었던 여장로는 로마서 8장 28절 말씀을 바탕으로 자녀를 양육했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들였다.

그 결과 다섯 아들은 목사와 대학교수, 치과의사, 내과의사, 그리고 출판사 사장까지 누가 보아도 부러운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성공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자식이 많으니 대학에 낙방한 녀석도 있었고 실패를 거듭하는 모습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하나님께 바친 첫째 아들은 목사가 되었지만 지금 목회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이민을 갔어요. 나는 그 아들이 다시 하나님의 귀한 일꾼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존경받는 아버지

여운학장로가 말하는 성공기준은 나이들어 자신의 자녀에게 존경받는 부모가 되었느냐 하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여장로는 성공한 사람이다.

얼마전 미국에 있는 둘째 아들이 이런 메일을 보냈다. “수많은 인생의 시련속에서도 한번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잊지 않고 살아가신 아버지 어머니의 신앙이 힘들 때에 가장 큰 재산이 되었습니다.”

또 장학회를 통해 육성한 믿음의 자녀들이 여장로를 아버지처럼 따르면서 신앙의 지도자로 세워져 있으니 아브라함의 축복이 따로 없다고 여겨진다. 아들들에게 못한 신앙교육을 손주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여운학장로. 주말에 손주들이 찾아오면 배정희사모와 함께 가정예배를 드리고 성경암송을 해온 손주들에게는 특별 포상금도 지급한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할만큼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그의 삶은 1백년 뒤 이 나라와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소중한 씨앗으로 뿌려지고 있었다.

이현주기자(lhj@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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