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이러니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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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이러니 이스라엘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09.04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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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국제위원회가 발행하는 웹진 ‘팔레스타인 E뉴스’가 발행 1주년을 맞아 기념 좌담회를 가졌다. 일상적인 취재 일정으로 생각하고 자리에 참석했는데 이게 웬일. 취재를 위해 찾은 기자는 2명뿐이었다. 

행사에 ‘이스라엘’이라는 단어가 붙었어도 이랬을까. 현장에 모인 활동가들은 ‘팔레스타인’이라는 명칭 자체가 한국교회에 주는 부정적인 인식이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한 활동가는 “한국교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으로 ‘성지순례’를 떠나지만 대부분 이스라엘에 간다고 말하지, ‘팔레스타인’에 간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이스라엘 편의 목소리만 듣고 오는 성지순례자들의 모습에 대해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팔레스타인은 기독교가 시작된 곳으로 베들레헴과 동예루살렘 등이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베들레헴에는 10% 가량의 기독교인들이 살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이스라엘은 선하고 팔레스타인은 나쁘다는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이 땅에도 평범한 사람이 살고 있다. 

이스라엘 대한 오해 한 가지를 짚어보고자 한다. 최근 반동성애 집회에서 태극기 성조기와 함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이스라엘 국기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전세계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국가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른바 ‘핑크워싱’이라 불리는 이 정책을 통해 이스라엘은 성소수자를 받아들이고 여성인권이 좋은 나라임을 대외에 홍보하고 있다. 이슬람 세계의 한 가운데에서 이렇게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서 점령을 정당화 하는 방식이다. 

동성애에 대해 격렬한 반대를 표명하는 한국교회와 동성애를 적극 지원하는 이스라엘, 그리고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동성애를 반대하는 한국교회.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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