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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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갈 길이 멀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8.2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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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장로교단의 정책을 결정하는 9월 정기총회에서 여성 총대들의 위상은 아쉽다. 총회 석상에서 여성들이 발언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진전은 여전히 더디다.

예장 통합총회는 작년 여성총대 할당제를 의결했지만 올해는 67개 노회 중 24개 노회만 여성총대를 파견한다. 1500명 총대 중 단 30명뿐이라는 사실은 최근 여성들의 권익을 위한 세간의 노력과 비교할 때 한숨이 나오는 수치임에 틀림없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남성 대비 9대 1 비율이라고 한다. 그래도 여성들을 많이 이해한다는 교단 성향을 볼 때 다른 장로교단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타교단보다 낫지 않느냐고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성 사역자에 대해 완고했던 예장 합동총회가 여성군목제도 도입, 여선교사 성례권 계속 시행, 여전도회 노회소속 인정 등의 안건들을 이번 총회에서 다루기로 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첫 여성목사를 배출한 지 6년 만에 우리 교단 총회가 여성총대를 파송할 수 있도록 한 것도 긍정적이다. 법이 있지만 정서적 반대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여성총대 파송을 미룰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두 교단 역시 여성들의 목소리가 잘 반영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안수제도 시행과 여성총대 파송 등 신앙공동체 속 여성을 대표할 길이 열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기독교 국제회의 중에서는 여성과 청년, 장애인의 비율을 의무적으로 할당해 파송을 받기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뚜렷한 기준이 없이 파송비율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하지만, 교회 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의지라고 보면 맞을 것 같다.

갈 길이 멀다. 교회에서 여성들은 차별받아야 할 존재가 아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평등의 가치가 실현되는 정기총회가 오길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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