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게? 단순하게?
상태바
약게? 단순하게?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8.08.14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5)

요즘은 5살부터 삶의 전쟁터에 나가게 됩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영어 유치원이 5살부터 시작되는데, 어느 유치원에 들어가느냐부터 앞으로의 삶이 결정되기 시작한다는군요. 비용이요? 한달에 75만원에서 100만 원쯤 된답니다.

“그는 허물과 죄로 죽었던 너희를 살리셨도다. 그때에 너희는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 풍조를 따르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 에베소서 2:1~2) 

이 세상 풍속을 따른다는 말은 이 세상이 가는 길을 간다는 말입니다. 이게 사실 쉬워 보여도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여름에 홍수가 나면 그 홍수에 별별 것이 다 떠내려 가 듯이, 이 세상 풍속이라는 것은 그 거대한 흐름에 떠내려가는 겁니다.
태어나서 5살부터 영어유치원 전쟁에 뛰어 듭니다. 초등학교에서는 성적 전쟁,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대학을 위한 전쟁, 대학에 들어가면 스펙 쌓기 전쟁, 대학 졸업 후 취직 전쟁, 취직 후 결혼을 위한 전쟁, 결혼 후 대부분 자녀들의 양육 전쟁, 또 주택마련 전쟁, 그러다가 어느 덧 내 아이가 결혼할 시기가 대부분 다가옵니다. 결혼시키면 끝인가요? 요즘은 손자 손녀들 봐줘야 하구요, 은퇴 후 대부분 80세 넘어 살게 되는데 노후를 준비하는 전쟁에 들어갑니다. 이렇듯 ‘이 세상 풍속’이라는 거대한 삶의 전쟁터에서 어려서부터 늙기까지, 우리네 인생은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에 대한 전쟁에 몰입하게 됩니다.

시리아 난민들을 돌보는 문추수 선교사 아이들이 방학을 맞아 한국에 잠깐 들어왔다가  돌아갔습니다. 연세대학교 정형외과 정교수였던 남편, 고등학교 교사였던 아내가 자기들의 자리를 다 버리고 ‘시리아 난민’을 섬기겠다고 초등학교 딸 아이와 아들 둘을 데리고 요르단으로 떠났습니다.

한국에 있으면 유명 대학병원의 정교수에다 고등학교 교사 부부면,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고, 5살 때부터 시작된 삶의 전쟁터에서 나름 성공한 사람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부는 이 세상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한, 이 세상에서 보면 낯선 삶을 사는 부부입니다.

교회에 다니면서도 어쩜 우린 한발은 교회에, 한발은 세상에 딛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님이 나를 부르신 뜻이 무엇인가? 돈보다 더 중요한 주님이 맡겨주신 ‘사명’을 생각하기보다는믿지 않으면 지옥에 가니까 적당히 믿고, 이 세상 풍조를 따르는 삶을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인생을 잘 산다는 건 뭘까요? 잘 사는 인생은 돈을 많이 버는 거라고 미친 소리를 해대는 이 땅에서, 나를 창조하시고 구원해 주신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사는 것이 가장 귀한 삶입니다. 문추수 선교사 부부는 우리에게 삶으로 이것을 이야기 해주고 있는 것 아닐까요? 이런 걸 보면서 혹 “그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들이라 그렇게 사는 것이고, 우리 같이 보통 평범한 교회 다니는 사람은 그렇게 못 살아요”하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우리 마음 한 구석에 “주님의 뜻대로 살고 싶습니다. 부르심을 좇아 살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서 흘러 떠내려가는 삶이 되지 않게 해 주소서”라는 마음의 끈을 포기하지 않는 저와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천 성만교회 담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