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서워서 선교는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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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서워서 선교는 어떻게 하나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8.07.0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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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난민을 둘러싼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난민 수용 반대를 주장하는 이들은 추호도 타협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국민 여론도 반대로 기울고 있다 보니 인도적 차원에서 찬성을 주장하는 이들도 목소리를 내는데 조심스럽다.

반대 주장의 핵심은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이다. 극단적으로는 테러리스트의 유입, 혹 그게 아니더라도 무슬림의 사상 자체가 위험하고 우리와 섞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들에게 무슬림 난민은 어디서든 폭탄을 터트릴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테러리스트이자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여성을 강간하는 잠재적 성범죄자다.

무슬림 포비아를 조장하는 가짜뉴스가 적지 않게 섞여 있음을 감안해도 반대 측의 주장은 충분히 근거가 있다. 상당수의 테러리스트가 극단주의 무슬림이라는 것,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 인권이 탄압받고 있다는 것, 난민을 받아들인 유럽 국가들이 적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모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선교적 사명을 간직한 우리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4천만 국민 속에 섞일 500명을 두려워하는 우리는, 우리가 그토록 두려워하는 무슬림에 둘려 싸여 복음을 전하는 이슬람권 선교사들에게 무어라 말할 것인가. 우리는 무슬림이 무서워서 500명도 못 받겠으니 그곳에서 열심히 전도하고 잘 살아보라고 응원할 것인가. 만약 소문처럼 난민 수용 반대의 근원지가 기독교라면, 나는 목숨걸고 선교하는 그들 앞에서 고개를 들 자신이 없다.

해외 선교사들은 우리의 복음전파 사명을 대신 감당하기 위해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크리스천들은 복음을 입으로, 그리고 삶으로 증거할 사명이 있다. 주변을 둘러보라. 지금 복음이 필요한 이들이 누구인가. 하나님은 지금도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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