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복의 설교전달 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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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장복의 설교전달 클리닉
  • 승인 2004.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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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에 개인감정 이입은 잘못”

회중의 입장에서 설교시간에 가장 싫어하는 것이 제직회나 당회나 심방 등에서 발생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입니다. 칭찬이라고 할지라도 대부분 싫어한다고 합니다. 어느 특정한 개인이 설교 중에 칭찬을 받는 것이 그렇게 권장을 받을 만한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정적인 비판이나 책망의 말은 더욱 싫어한다고 합니다. 교인들은 설교자의 사병이나 아랫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주관적인 감정을 섞어서 교회 내에서 발생된 어떤 사건이나 인물에게 초점을 맞추어 설교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얘기입니다.

이번 주 우리가 한 번 짚어볼 문제는 일부 설교자들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상식을 벗어난 상황에 대한 설교자들의 이해가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입니다. 설교자가 작성한 설교원고에는 교인들이 거부감을 받을만한 그러한 내용은 없으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을 붙잡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내용을 그대로 말로 옮길 때 흔히 범하는 실수입니다. 저는 설교를 목회의 수단으로 삼는 것이 매우 위험한 일임을 일찍부터 지적해오고 있습니다.

설교자가 교회의 여러 회의에서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은 문제나 불쾌했던 문제를 설교를 통하여 언급하려는 태도는 절대로 권장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해석하고 회중의 삶에 현장화시켜야 할 설교자가 자신이 불쾌하게 느낀 바를 그대로 토로하는 것은 설교자의 본 상태가 아닌 것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말씀만을 운반해야 할 설교자가 상대가 침묵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개인감정을 토로함은 설교의 본질을 모르는 행위입니다.

이것은 설교이기 전에 설교자의 스트레스를 푸는 감정의 정화입니다. 이것을 소위 카타르시스라고 합니다. 속이 좀 후련해지는 그 느낌에 맛을 들이게 되면 이것은 바로 상습화됩니다. 이것이 상습화되어 자주 발생하게 되면 회중은 서서히 떠나게 됨을 알아야 합니다. 목사가 그럴 수밖에 없는 원인제공을 하고 있는 회중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설교의 본질은 그러한 인간감정이 개입할 수 없다는 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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