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속 십자가 사랑 실천한 맹의순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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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속 십자가 사랑 실천한 맹의순 재조명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06.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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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교회, '첫공식주일예배' 133주년 기념 논문 발표
▲ '포로수용소의 성자'로 불리던 맹의순의 삶이 논문으로 재조명됐다.

전쟁의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십자가의 사랑을 실천한 '포로수용소의 성자' 맹의순의 삶이 논문으로 재조명됐다.

프리스턴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을 전공한 허성식 박사는 최근 ‘십자가의 길-한국교회가 선교적교회가 되기 위해 가야할 길’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십자가를 지는 교회로서 ‘선교적교회’를 조명하면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성령이 역사 속에서 그 사랑을 증언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허 박사는 특히 한국전쟁 가운데 포로수용소에서 사랑을 실천한 인물 ‘맹의순’을 ‘십자가를 지는 교회’의 모델로 소개했다. 맹의순은 조선신학교 학부 3학년 재학 중 6.25전쟁을 맞아 피난길에서 인민군으로 오해를 받아 부산 거제리 포로수용소에 갇힌다. 그러나 그 안에서 포로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광야교회’를 세워 사랑을 실천한다. 소설가 정연희의 ‘내 잔이 넘치나이다’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2017년 홍성사에서 출간한 육필일기 ‘십자가의 길’통해 이름을 알린 바 있다.

허 박사는 한국교회의 역사 속에 형성된 △일제의 식민 지배로 인한 트라우마 △한국전쟁과 분단으로 인한 트라우마 △교회분열의 트라우마 등의 아픔과 교회의 건강성을 해치고 병들게 하는 △권력지향성 △교회성장과 성공지상주의 △맘모니즘 등의 증상을 극복할 해법 역시 ‘십자가 신앙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허 목사는 마지막으로 “선교적 교회란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는 삶을 구현하며 모든 그리스도인이 예수님의 뒤를 따라 십자가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장신대 임희국 교수(교회사)는 논찬에서 “맹의순의 삶을 통해 증언된 십자가 정신이 남대문교회와 한국교회의 신앙유산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는가”라고 물으며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십자가 정신을 다시 찾아서 ‘하나님 나라의 공적인 교회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논문은 우리나라에서 첫 ‘공식주일예배’를 드린 지 133년이 흐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쓰였다. 남대문교회(담임:손윤탁 목사)는 오는 17일 ‘첫 공식주일예배’ 133주년 및 ‘알렌 선교사 탄생’ 160주년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한국의 ‘공식주일예배’는 1885년 6월 21일 제중원공동체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이 자리에는 알렌선교사 부부를 비롯해 헤론 선교사 부부, 매리 스크랜턴 대부인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대문교회 손윤탁 목사는 “한국교회의 첫 번째 주일예배를 기념하는 자리에서 한국교회가 선교적교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논문이 발표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이번 논문 발표의 의미를 설명했다. 손 목사는 이어 남대문교회의 기원이 된 제중원에 대해 소개했다. 교회 설립을 불허하던 당시 조정 상황에서 제중원은 단순 의료기관이 아닌 복음과 선교를 위한 신앙공동체로 세워졌다. 손 목사는 “제중원에서 예배를 인도하고 성례식을 집례하던 언더우드와 아펜절러에 의해 초기 장로교회와 감리교회가 세워진 만큼 제중원은 한국교회 133년 역사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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