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노아 단독후보 됐지만 당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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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노아 단독후보 됐지만 당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01.2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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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앞두고 벌써부터 담 넘는 ‘잡음’
엄기호 자격 박탈 두고 ‘선거판 다시 짜려는 꼼수’ 지적도
전광훈 목사, 서울중앙지법에 선거 실무 정지 가처분 신청
▲ 한기총 제24대 대표회장 후보자 기호추첨이 지난 18일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김노아 목사가 기호 1번, 엄기호 목사가 기호 2번으로 결정됐지만 나흘만에 엄기호 목사가 후보자격을 박탈당하면서 김노아 목사의 단독 출마가 확정됐다.

대부분의 선거에서 단독 후보는 추대 또는 손쉬운 당선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다가오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서도 이같은 상식이 통할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김노아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 단독 후보로 나섰지만, 정작 이 상황이 김 목사에게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엄기호, 이하 한기총)는 지난 18일 선관위 위원 및 실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제24대 대표회장 후보자 기호추첨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기호 1번에 김노아 목사, 기호 2번에 현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가 결정됐다. 그러나 불과 나흘 만인 지난 22일, 후보자 정견발표 현장에서 한기총 선관위는 엄기호 목사의 입후보 서류를 반송하고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최성규 목사)가 밝힌 후보 자격 박탈의 이유는 ‘서류 미비’. 엄기호 목사는 지난해 8월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당시 교단에서 받았던 추천서를 다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엄 목사는 같은 회기 임원회에서 받은 추천서인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선관위 역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지만, 비난여론이 일자 이를 뒤집은 것으로 보인다.

엄기호 목사는 이날 선관위의 판단을 기꺼이 받아들인다며 정견발표 현장을 떠났다. 지금껏 연임 도전 의사를 밝혀온 엄 목사인 만큼 이날 현장에서는 엄 목사가 너무 쉽게 선관위의 결정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엄 목사는 “서류가 미비했고, 김노아 목사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나중에 다른 소리가 나올 것을 우려해 후보를 사퇴했다”며 “선거를 앞두고 잡음이 나면 한기총 위상이 추락될 수 있기에 (선관위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엄 목사는 단독후보로 나선 김 노아 목사의 후보자격에 대해 “검증은 받아야 할 것”이라는 묘한 말을 남겼다.

선거관리위원장 최성규 목사도 김노아 목사에 대한 검증 가능성을 내비췄다. 최 목사는 “아직 선거까지는 시간이 있다”며 “서류상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이의가 제기되면 검토를 해야 한다. 특히 이단과 관련한 내용은 허투루 다룰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또 총회에서 투표를 한다고 해도 단독후보인 김노아 목사가 반드시 당선되리라는 법은 없다는 뉘앙스의 말도 남겼다. 최 목사는 “단독 후보일 경우 박수로 추대도 가능하지만 총회에서 ‘법이요(법대로 하자는 현장 발언)’가 나올 경우 투표로 가야 한다. 여기서 과반을 얻지 못하면 당선이 불가능하다. 선택을 총회로 넘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사람은 아마 김노아 목사일 것”이라고도 했다.

한기총 선거관리규정 8조 2항에서는 “투표자의 과반수 득표자를 당선자로 하고,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때는 다점자 2인으로 결선 재투표하여 다점자를 당선자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단독 후보가 선거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했을 경우에 대해서는 별다른 규정이 없다. 현장의 반응에 따라 얼마든지 선거가 좌우될 수 있다는 말이다.

김노아 목사가 박수로 추대될지, 선거를 통해 당선될지, 아니면 선거에서 과반을 얻지 못하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지는 30일 총회에 가봐야 알 수 있게 됐다. 후보 등록 과정에서 벌어진 이같은 잡음들은 한기총을 또 다시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기총 안팎에서는 선관위가 혼란을 이용해 선거 판 자체를 새로 짜고 입맛에 맞는 인물을 세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안 그래도 위상이 낮아진 한기총이 선거 국면을 맞아 더 큰 추락을 자청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후보로 등록했다가 선관위로부터 거절 당한 전광훈 목사는 선관위의 "편파적 행보"에 문제를 제기하며 서울중앙지법에 선거 실무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전광훈 목사는 “선거관리위원장인 최성규 목사와 현 대표회장인 엄기호 목사의 선거진행 조작극에 걸려 등록을 거부당했다”며 △정관 수정 없이 선거 규례에도 없는 두 번 이상 대표회장 역임한 사람은 출마 할 수 없다는 기자회견 진행 △정관에도 없는 신원조회서 제출 강요 △대신교단이 한기총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는 구실을 붙여 전광훈 목사의 서류 거부 등을 문제로 제기했다.

특히 전광훈 목사는 불법적인 신원조회서 제출을 요구한 선관위원장 최성규 목사와 서류를 제출한 엄기호 김노아 목사를 서울중앙지검에 형사적 책임을 물어 고발하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선관위원장 최성규 목사와 엄기호 김노아 목사는 즉시 사퇴하고 이번 선거를 원천 무효하여 새로 진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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