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에 기대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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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봄에 기대하는 마음
  • 승인 2004.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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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질서는 참으로 어김이 없다. 그 요란하던 눈보라와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며 유난히 요란을 떨던 겨울 추위도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여 어디론가 물러가고 봄은 또 다시 이 땅을 찾아오고 있다. 성급한 아이들은 벌써 반팔로 거리를 돌아다니고 계곡마다 겨우내 쌓여있던 얼음눈들이 녹아내리는 소리가 시원스레 들려온다.

새싹들은 돋아나올 준비에 바쁠 것이고 머잖아 온 동산은 파릇한 새싹들로 뒤덮여 놓을 것이다. 온 산하의 나무들은 겨우내 두텁게 끼어 입었던 옷들을 벗어 던지고 숨을 몰아쉬며 풍성한 산소를 이 땅에 뿜어낼 것이다. 그래서 봄은 소망과 희망과 능력을 상징하는 소생과 꿈의 생명의 계절인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다시 한번 이 봄에 기대와 소망을 가져 본다. 오늘 우리사회의 모습을 보면 지금 한겨울 온통 꽝꽝 얼어붙은 삭막한 산하처럼 어디를 보아도 희망의 싹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암울한 현실을 살고 있다. 경제계를 보면 모두 한숨과 불안과 근심으로 가득차 있다. 이렇게 철저한 불경기는 처음이라고 아우성들이다.

광우병 파동, 조류독감 파동으로 모든 농가와 음식점은 문을 닫아버린 채 손을 놓고 있다. 명퇴하고 받았던 퇴직금을 몽땅 털어 장만한 음식점 가게는 문을 열자마자 된서리를 맞아 버린 것이다. 직장을 구하려 수백통씩 이력서를 써 들고 하염없이 돌아다니는 젊은이들의 허탈한 모습에서 이 겨울이 한층더 춥게 느껴진다.

대학졸업식 날은 그 인생에서 가장 환희와 낭만과 장래에 대한 기대와 소망으로 가득찬 시간이 되어야 함에도 오늘의 젊은이들은 졸업식이 끝나자 마자 도서관으로, 일자리를 찾아 돌아다녀야 하는 이 현실은 이 땅에는 봄은 찾아오는데 현실은 아직도 한겨울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오늘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습들을 보면 더 기가 막힌다. 매일같이 우리는 자살소식, 사고소식, 어린이 유괴소식, 살인사건, 카드에 얽힌 끔찍한 뉴스들을 접하며 살아가고 있다.

카드빚에 견디다 못해 아이들을 유괴하고 죽이고 선량하게 살아가야 할 이 땅의 젊은이들이 강도로 돌변하고 있는 이 참담한 소식들을 날마다 듣다보니 이제는 마음이 무감각해져버렸고 오늘 또 다시 뉴스를 들으면 그냥 보통으로 듣고 흘려보내버리는 우리의 인성마져 마비되고 둔감해져버리는 아주 각박하고 불행한 시대를 우리는 지금 살아가고 있다.

오늘 처해진 이 땅의 정치계의 모습을 보라. 날마다 뇌물이야기에 신물이 나고 날마나 정치인 소환장 발부에 허탈할 뿐이다. 정치인들은 다음 총선에 정신나간 사람들 처럼 체면도 본분도 잊은채 한창 몰두하고 있는 중이다. 그들에게는 지금 경기침체나 문닫는 음식점 그리고 꿈을 잃고 돌아다니는 이 땅의 젊은이들의 암담한 현실에는 안중에도 없고 오직 선거판에 정신과 관심이 쏠려있을 뿐이다.

하지만 봄은 그렇게 깊게 얼어붙은 이 땅에도 어김없이 찾아오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또 한번 이 봄에 기대하는 마음을 가져보는 것이다. 우리는 이 봄에 얼어붙은 우리의 이 현실에도 새싹이 돋아나듯 그런 기적들을 몰고 와 주기를 기대해 본다.

오늘 정치계가 저렇게 몸살을 앓고 있지만 또 총선은 예정대로 치루어질 것이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 땅에 안정도 찾아올 것이다. 경제도 어느덧 안정을 되찾게 될 것이고 기피하던 치킨집에도 오리집에도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고 물론 고기집에도 언제그랬냐는 듯이 사람들이 몰려들 것으로 믿는다.

봄은 그래서 인생에게 소중한 교훈을 주고 희망을 준다. 이 봄을 주신 하나님께 진정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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