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의 의무 그리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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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의무 그리고 기대
  • 이정익 목사
  • 승인 2018.01.03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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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희망재단이사장

지난해는 별일도 많았던 한 해였다. 촛불로 시작해서 태극기로, 그리고 대통령 탄핵과 하야와 구속으로, 어처구니없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단면들, 예정에 없던 대통령 선거와 진보정부 탄생, 첨예한 북미 핵과 미사일 대치, 포항 지진, 수능 연기사태, 낚시 배 전복사건과 제천 화재사건으로 세밑까지 사건 사고는 멈추질 않았다. 그런 와중에도 새 정부의 적폐청산이라는 명분 아래 과도한 앞 정부 흔적 지우기에 여념이 없는 사이에 우리는 한 해를 정신없이 보냈다. 

한국교계는 하나가 되어도 어려운데 더 분열하여 혹을 하나 더 붙이게 되었고 말도 많던 종교인 과세 문제, 신학대학들의 갈등, 명성교회 세습 문제,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으면서 가졌던 큰 기대와 달리 역시나 의미 없이 끝나버린 역사의 마디, 지나고 보니 몹시 허탈했던 한해였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은 그 사이에도 쉬지 않고 흘렀다. 그리고 우리에게 새해 새 시간을 맞이하게 해 주었다. 새해도 자칫 지난해와 같이 덧없이 흘려보낼 공산이 크다. 새 시간이 주어졌는데도 그 시간을 개념 없이 보낸다면 말이다.

새해에는 북미 간 미사일 문제는 어떤 형태이든 결말이 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새해 우리나라에는 극적인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교회 과세문제도 갈등은 있겠지만 정착의 기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종교인 과세문제는 기독교가 전향적 입장에서 미리 준비하여 솔선하여 정부에 먼저 제안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한국사회나 교회는 마찬가지로 매사 전향적 자세로 문제들을 사전에 준비하지 못하고 문제를 당한 후에야 명분도 실익도 잃어버린 채 격랑에 휩쓸려 가는 경우를 종종 본다. 

새해에는 자칫 동성애 문제 그리고 차별금지법 등을 두고 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할 개연성이 있다. 이 동성애 문제는 정부로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속하고 기독교 입장에서는 기필코 막아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 기독교는 하루 빨리 대두된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를 일원화 하여 종교인 과세문제에서 보여주듯이 중구난방으로 하자 말자 소리만 질러대지 말고 논리와 철학을 가지고 때로는 전향적이고 유연하게, 또 때로는 단호한 입장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새해에 거는 우리의 기대는 분명하다. 새해라는 시간에는 희망과 기대가 들어있는 시간이다. 사람은 이 기대와 소망 때문에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지난해에는 어려운 한해를 보냈지만 새해에는 무엇인가 새로운 소망이 주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가지게 된다. 정부도 안정이 되면 지난날 흔적들을 들쑤시고 후벼대는 일 대신, 미래 지향적으로 나아가리라고 여겨진다.

한국교회도 역시 성숙한 면모를 나타내 주는 한해가 되리라고 기대된다. 그 기대와 희망에 부응이나 하듯 요즘 한국교회 안에 강소교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이제 대형교회 시대는 지나갔다. 그래서 작지만 강하고 내실 있는 교회를 말하고 관심 갖기 시작하였다. 교회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다시 분립 개척하는 교회들도 나타나고 있다. 또 종교인 과세문제는 역기능만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작은 교회들 특히 미자립 교회들에게 생각지 않았던 도움과 혜택도 제도적으로 주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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