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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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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로마가톨릭교회의 신학(3)

13세기 스콜라 철학은 ‘공덕의 창고’란 교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교리는 예수와 마리아가 선행을 통해서 이룩한 공덕이 하늘에 다다랐고 다른 수많은 성자들도 큰 공덕을 가지고 있는데, 이 덕은 선행을 행한 자신을 구원함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나누어 줄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마리아나 성자들은 자기를 구원하고도 남을 만큼의 공덕 혹은 공로를 쌓았기 때문에 로마 가톨릭교회 ‘공덕의 창고’에 쌓이고 쌓여서 보존되었다가 교황은 이것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고 합니다. 마치 아버지가 예금해둔 은행의 돈을 그 아들이 이용할 수 있다는 주장과 흡사한데 이것을 ‘잉여공로설’ 혹은 ‘공덕 축적설’이라고 말합니다. 

교황은 성자들의 공덕에서 일부를 떼 내어 일반 신자들의 죄를 면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는데 여기서 생겨난 것이 면죄증(혹은 면죄부)입니다. 이 면죄증이 처음에는 십자군 병사나 자선가들에게만 주어졌습니다. 이미 9세기에 불신자들과의 전쟁에서 죽은 군인들은 죽기 전 참회와 연옥형을 사면한다는 제도가 생겨난 바 있었습니다. 그리고 십자군에 참가하는 병사들에게 면죄증을 주어 지금까지 지은 죄와 앞으로 지을 죄까지도 용서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이런 가르침은 십자군들의 만행을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또한 성지순례를 하면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고 가르쳐왔습니다. 이단과 이교도들은 특정한 장소와 공간과 시간을 성역화하고 신성화시킵니다. 이슬람교에서 이슬람교도들은 다섯 가지 의무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성지순례로서 일생에 한번은 메카순례의 의무가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에 있는 성전을 가장 거룩한 곳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을 떠나 흩어져 사는 유대인들은 절기 때마다 예루살렘 성전에 가서 제사에 참여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에서 성지순례란 말은 중세 가톨릭의 산물입니다. 4~5세기부터 중세기 전체를 거쳐 성지순례는 신앙의 표현이며 실제적인 보속(補贖)행위였습니다. 그래서 곳곳에 그들의 기념물들을 세워놓고 그곳을 성역화 하여 그곳을 순례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차츰 면죄증이 교황의 재정적인 부족을 보충하는 데 사용되면서 본래부터 잘못된 교리는 타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12세기 이래 십자군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도 돈으로 면죄증만 사면 죄의 사면을 얻을 수 있었으며, 이때부터 죄의 사면은 교회의 수입원으로서 대단히 큰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죽은 자들을 위한 면죄증도 생겼습니다.

가톨릭교회에서는 면죄란 말 대신 대사(大赦, indulgence), 면죄부 대신 대사부(大赦符)란 말을 씁니다. ‘대사’는 죄가 아니라 죄의 대가인 벌을 면제해 주는 것입니다. 가톨릭 신자들은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용서받으며, 고해성사 때 사제가 주는 보속(기도, 선행 등)을 통해 죄의 대가를 치릅니다. 그러나 보속을 현세에서 완전히 실천하지 못하여 남게 되는 잠벌(暫罰)은 사후에 ‘연옥’에서 채워야 합니다. 이 잠벌을 면해주는 것이 바로 대사입니다. 대사는 교황이나 주교들이 줄 수 있으며, 대사의 조건으로 제시되는 행위는 고해성사, 영성체, 기도, 성지순례 등의 신앙 실천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지상, 연옥, 천국에 있는 교회의 구성원 사이의 영적 교류인 ‘성인 통공’의 교리와 모든 신자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의 지체로서 가지는 연대성을 지니고 있다고 가르칩니다. 그러므로 내가 받은 대사 효력은 타인이나 세상을 떠난 영혼에게 양도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로마가톨릭의 구원관을 ‘신인 협동설’(神人協同設)이라고 말하는데, 이들은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않고 인간의 행위, 곧 공로를 덧붙여야 할 것을 강조합니다. 선행은 구원받는 사람의 마땅한 실천이지만 로마가톨릭은 선행을 구원의 조건으로 가르치는 것이 문제입니다. 선행은 구원 받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는 개신교의 입장과 크게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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